[대선 D-21] 朴캠프 승기 잡았다, 이대로 쭉~

입력 2012-11-27 22:09

현 상황 진단·3주간 전략 어떻게

새누리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초반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리스크(위기) 관리만 남았다며 굳히기 전략을 준비하자는 기류마저 읽힌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지지율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이상 승리를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병수 당무조정본부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전략에 대해 “국민께 드린 약속을 정책으로 실현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정치 쇄신이고 개혁”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당직자들에게 대선 전략을 물어도 “특별한 것 없다. 박 후보는 ‘뚜벅뚜벅’ 간다”는 메아리만 돌아온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일화 실망감으로 선거 판이 흔들리고 있어 문 후보가 역전하기 힘들다”며 “최종적으로 박 후보가 박빙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우세한 지역 및 세대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고 남은 기간 악재를 관리하는 것이 전략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배경에는 현재 구도가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고위 당직자는 “문 후보가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미래 대 과거’라는 프레임을 들고 나왔는데 종반으로 가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의 친노(親盧·친노무현) 색채와 미래 프레임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권자의 머릿속엔 ‘준비된 미래 대 실패한 과거’라는 새누리당식 구도가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도 읽힌다.

하지만 당내에는 소수지만 구도를 정반대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단일화 이후에도 41∼45%로 고착화됐던 이전 지지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박 후보가 과반을 넘지 못하는 박스권 정체가 의미하는 것은 반대로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견고하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정권교체론을 뛰어넘을 카드 없이 ‘뚜벅뚜벅’ 행보만으로는 상황이 언제든지 역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 지지층을 끌어올 수 있는 방안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재선 의원은 “안 전 후보 지지자 중 박 후보 쪽으로 이탈할 수 있는 유권자는 여야 모두에 충성도가 낮은 계층”이라며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을, 2007년엔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양극화 해소 등 진보적인 경제정책을 지지하면서도 북한관 등 외교·안보 문제에선 보수적인 표심을 공략해야 한다”며 “하지만 당이 지나치게 보수결집 등 세몰이에 집착하고 있어 문제”라고 꼬집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