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하는 척하자” 개혁방안 올린 검사 문자선 “검찰에 불리 안해”

입력 2012-11-27 01:12

지난 24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실명으로 검찰 개혁을 촉구했던 윤대해(42·연수원 29기) 검사가 동료 검사에게 “언론에서는 (내가 올린 글이) 상당히 개혁적인 방안인 것처럼 보도하고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우리 검찰에 불리한 것도 별로 없다”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윤 검사가 대검찰청 소속 검사에게 보내려던 문자메시지를 실수로 한 방송사 기자에게 보내면서 알려졌다. 겉으로는 ‘개혁’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조직 보위’를 최우선시하는 검찰 속내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는 특히 “이번엔 박근혜가 된다. 공수처 공약이 없으므로 거기에 대해서는 개혁안으로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공약에 맞춰 개혁안을 마련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검찰이 조용히 있다가 총장님이 발표하는 방식은 그 진정성이 의심 받는다”며 “검사들이 실명으로 개혁을 요구하고, 평검사회의를 개최해 언론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든 이후 총장님이 큰 결단을 하는 모양으로 가야 한다”며 검찰 대처 방안까지 제시했다. 윤 검사는 “개혁을 하는 것처럼 하면서 사실 우리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언론에 자신의 문자내용이 알려진 뒤 “글을 올리고 난 뒤 친구에게 내 생각을 설명했던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