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2] “구직자의 마음으로… 국민면접 꼭 합격점 받고 싶어”

입력 2012-11-27 01:09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6일 ‘국민면접 박근혜’란 타이틀로 단독 TV토론을 가졌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21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 토론에 상응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박 후보 측이 반론권으로 요청했고 오후 11시15분부터 70분간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를 통해 생중계됐다.

토론은 경기도 일산 킨텍스 임시 스튜디오에서 송지헌 아나운서의 사회로 국민대 홍성걸 교수와 중앙일보 정진홍 논설위원, 서미아 단국대 교수, 이은주 서울대 교수 등 전문가 패널 4명과 국민 패널들이 질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 후보는 면접관들의 호된 질문이 이어지자 이따금 곤혹스러워하는 표정도 보였다.

새누리당 상징색인 붉은 상의를 입은 박 후보는 토론회 초반 “국민 면접에서 꼭 합격점을 받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 후보는 “오늘 구직자의 마음으로 열심히 정성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실수가 있더라도 국민 여러분과 열심히 많이 소통하고자 하는 제 진정성을 보고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후보는 그간 ‘불통 논란’을 의식한 듯 소탈하고 편안한 모습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과거 민생 현장에서 찍힌 사진 중 ‘어르신의 악수를 거부했다’거나 ‘장바구니 물가를 제대로 모른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사진들에 대해 자세히 해명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대형 이력서를 보면서 서강대 전자공학과 수석 졸업 및 정치권 입문 배경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대국민면접장으로 이동해 중점 공약과 정책에 대해 점검을 받았다. 박 후보는 가계부채와 일자리, 주택 정책 등 자신이 발표했던 공약 중 국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정 논설위원은 “국민 면접관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며 “좀 더 정책이 구체성을 가져야 구직 상황에서 빛(대통령 당선)이 보일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대학생 패널이 “경제민주화, 반값 등록금, 무상보육 공약은 표를 얻기 위한 것일 뿐 과연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고 공격적으로 질문하자 “아무리 획기적인 정책이라도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정책은 제쳐놨다. 절대적으로 진정성 있는 정책들”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를 돕고 있는 주변 인사들에 대한 인적 쇄신 요구도 제기됐다. 정 논설위원은 “박 후보 진영에 새로 모인 분들을 보면 국민 보기에 새롭다는 느낌을 못 갖는데 어떻게 탕평인사를 할 것이냐”고 물었고 박 후보는 “선거를 돕기 위해 오신 분들은 감사한 분들이고, 돕겠다고 오면 따뜻하게 맞아서 치르는 게 선거”라고 답했다. 정 논설위원이 “이번 선거에 와서 돕는 분들한테 일정 기간 자리를 안 주겠다고 선언하면 안 되겠느냐”고 묻자 박 후보는 “(그분들이) 바라지도 않는데…”라며 멋쩍게 웃었다가 “웃자고 하는 얘기 아니다”는 호통을 받기도 했다.

김나래 유성열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