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기시장 女 삼총사가 떴다… 3개 업체 CEO 약진

입력 2012-11-26 19:52

남성 전유물로 여겨지던 세계 무기 시장에 여성 파워가 급부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 방산업체 미국 록히드마틴의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내정된 메릴린 휴슨(58)을 비롯해 군수업계에 여성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휴슨은 내년 1월 록히드마틴 최고 수장 자리에 오른다. 같은 시기 세계 4위의 방산업체 제너럴다이내믹스 CEO에 오르는 피비 노바코비치(54)도 여성이다. 이 두 여성은 3년 전 방산업계 최초로 여성 CEO가 된 BAE시스템즈의 린다 허드슨(62)과 함께 첨단 군수업계를 이끌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군인가족 출신인 휴슨은 1983년 엔지니어로 록히드마틴에 입사한 뒤 29년간 물류 및 전자시스템 사업부를 거치며 탁월한 대외협상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업계에서 여성이라는 단어가 필요하진 않다. 기록과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그가 CEO에 오르는 데는 행운도 작용했다. 당초 CEO에 취임할 크리스토퍼 쿠바식 부회장이 부하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이 드러나 최근 해고됐기 때문이다.

휴슨은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휴슨이 최근 미 국방부와의 발주계약이 연이어 무산된 록히드마틴을 구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록히드마틴 역시 “회사는 휴슨의 강인함과 끈질긴 면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차기 CEO 노바코비치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활동하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 비서관으로도 일했다. 2002년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전략기획 부사장으로 영입된 이후 승진을 거듭했다. 치밀한 분석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 여성 CEO인 BAE시스템즈의 허드슨은 여성 공학도가 흔치 않던 시절 엔지니어를 꿈꾸며 방산업체 해리스에 입사한 뒤 승승장구했다. 허드슨은 최근 방산업계에 나타난 여성들의 약진에 대해 “방산업계에서 성적 평등이 이뤄진다는 관점보다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여성 진출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시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그러나 최근 여성들의 과학기술 분야 진출이 10년 전보다 크게 줄어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여성 약진 현상이 한때 유행에 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