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 15세 소년 사망… 혼란정국 수습 갈림길

입력 2012-11-27 01:13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반대파인 대법관들과 만났다. 그에게 초법적 권한을 부여한 헌법선언문에 반발해 판사들이 파업을 벌이고, 이집트 기자협회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카이로 행정법원은 다음달 4일 이 문제를 판결하기 위한 첫 공판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무르시 대통령은 25일 밤 “헌법선언문은 임시조치일 뿐이며 의회를 민주적으로 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대법원도 긴급성명에서 “헌법선언문의 대통령 권한은 주권과 관련한 부분에 국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법권을 건드리지 않으면 타협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둔 것이다. 이 때문인지 26일에는 사흘 만에 처음으로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위가 벌어지지 않았다고 이집트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전날까지 이집트 전역에서 무르시 반대파와 찬성파가 격렬한 시위를 벌이며 충돌했다. 나일 델타 지역의 무슬림형제단 사무소에서는 양측의 충돌로 ‘이슬람 파티 모하메드’라는 이름의 15세 소년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27일에도 양측은 대규모 시위를 예정하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가마 알이슬라미야’의 수장이었던 나게 이브라힘은 “무르시에 반대하는 자유주의 정치인들이 암살을 당할 수도 있다”고 25일 공개 경고했다. 가마 알이슬라미야는 즉각 “무책임한 추측”이라며 부인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