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테마주의 폭락… 안랩, 최고가 대비 시총 80% 날아가

입력 2012-11-26 18:55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 사퇴 여파로 ‘안철수 테마주’가 폭락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선거철에 기승을 부리다 결국 소멸하는 정치테마주의 막장을 다시 한번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26일 코스닥시장에서 안랩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직전 거래일(23일) 종가보다 14.96% 빠지면서 하한가(3만5250원)를 찍었다. 지난해 9월 27일 3만2500원 이후 426일 만에 최저가다. 또 다른 안철수 테마주인 써니전자, 우성사료, 미래산업, 솔고바이오 등도 동반 추락하며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대선 구도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양자대결로 굳어지면서 두 후보와 관련된 정치테마주는 날개를 달았다. 우리들생명과학, 우리들제약, 바른손, 조광페인트 등 문재인 테마주와 EG, 대유신소재,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컴퍼니 등 박근혜 테마주는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안랩 주가는 안 전 후보의 대선 출마설이 유력하게 나돌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까지 4만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올 들어서는 최고 15만9900원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10만원을 웃돌았다. 안 전 후보가 정치와 무관하던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안랩 주가는 2만원 안팎이었다.

안 전 후보가 지난 9월 19일 출마 선언을 한 이후 문 후보와 단일화 주도권 싸움을 벌이면서 안랩 주가는 10만원 선이 무너졌고 연일 하락세를 걸었다.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안 전 후보가 수세에 몰리는 듯하자 주가가 뚝뚝 떨어진 것이다. 지난 23일 밤 안 전 후보의 전격 사퇴는 이런 안랩의 몰락에 대못을 박았다.

해당 기업의 실적이나 경영상황과 무관하게 폭등락을 거듭하다 투기꾼과 작전세력까지 가세해 ‘폭탄’을 돌리고 마지막에는 처참하게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정치테마주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주가 폭락으로 안랩 시가총액은 353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한때 1조6012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약 80%가 거품처럼 날아갔다. 증권가에서는 과거 안랩 주가나 정치테마주의 행태를 고려할 때 날아갈 거품이 아직도 많다고 본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