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목사 2000명-성도 3만여명 피해… 1400억대 금융피라미드 사기
입력 2012-11-26 22:05
소액만 투자해도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1400억원대 투자비를 유치한 금융 피라미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인터넷 광고 클릭만 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투자자 4만여명으로부터 1400억원의 투자금을 모은 혐의(사기 등)로 송모(42)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를 도운 이모(50·목사)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등은 지난해 12월 ‘N미디어’라는 회사를 차린 뒤 최근까지 1계좌에 33만∼550만원을 투자하면 매일 3000∼1만원의 수당을 평생 지급한다고 속여 회원들로부터 투자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뒤에 모집된 회원들의 투자금을 가지고 앞서 들어온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당을 지급하면서 회원 수를 늘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투자자 중에는 재정이 어려운 개척교회 목사 등 목사가 2000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목사 1100여명은 투자금(110만원)을 내지 않고도 ‘대리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로 인해 전체 투자자의 70%가 넘는 3만여명의 신도들이 목사들의 권유를 믿고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는 33만원짜리 계좌를 41개(1353만원) 개설한 사람을 비롯, 수억원을 투자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은 적은 돈만 투자해도 평생 수익금을 지급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면서 “이처럼 많은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투자금이 들어오면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이라며 지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