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투명 망토’ 현실화 성큼… 국내 연구진 ‘스마트 메타물질’ 개발

입력 2012-11-26 18:49
판타지 영화 해리포터 3편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주인공은 투명 망토로 몸을 숨긴 채 마법학교 곳곳을 누비며 비밀의 단서를 찾는다.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법한 공상과학(SF) 영화 속 투명 망토. 국내 연구진이 이 꿈의 기계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연세대 기계공학과 김경식 교수팀은 투명 망토의 재료가 되는 ‘스마트 메타물질’을 개발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신축성 있는 투명 망토를 실험적으로 구현해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6년 투명 망토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미국 듀크대 데이비드 스미스 교수가 함께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최신호에 게재됐다.

메타물질은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성질을 갖는 인공물질로, 빛을 굴절시키는 특성을 갖는다. 즉 사람이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빛이 물체에 부딪혀 반사돼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인데 메타물질은 빛이 반사되거나 흡수되지 않고 뒤로 돌아가게 해 물체가 마치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작된 투명 망토는 숨기려는 물체에 맞춰 설계했기 때문에 접거나 변형하면 기능을 상실했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 메타물질은 외부 자극에도 계속 기능을 유지하도록 광학 굴절값(빛의 꺾임)을 스스로 조절한다.

연구팀은 스마트 메타물질을 사용하면 대면적이 필요한 투명 망토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UC버클리 연구진에 따르면 60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물체를 가릴 수 있는 투명 망토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1주일 정도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