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2] 文 “범국민적 새정치위 구성”

입력 2012-11-26 19:40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26일 민주당의 새정치위원회,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 측 새정치 담당 인사, 시민사회 및 학계 인사들을 총망라하는 ‘범국민적 새정치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광주 5·18 민주묘역의 5·18 추모관에서 광주·전남 시민사회 인사 2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범국민적 새정치위원회를 통해 새정치 방안을 보완·발전시키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가 이명박 정부에 정권을 넘겨준 데 대해 뼈아픈 성찰을 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에서 무너진 국가 균형발전을 되살려야 지방이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대한민국의 미래와 현재 그리고 과거를 돌아보는 콘셉트로 일정을 짰다. 전날 후보등록을 한 그의 첫 일정은 충북 청주의 한 여성병원 신생아실에서 직접 아기를 안아 올리는 거였다. 점심엔 청주 육거리시장을 돌며 서민 살림살이를 들은 뒤 6000원짜리 순대국밥으로 식사를 했다. 오후에는 광주로 내려가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참배했다.

오전 11시 파란색 위생복 차림으로 신생아실에 들어선 문 후보는 이틀 전 태어난 아기를 안아 들었다. 산모 김선애(31)씨는 “아들 태명이 해피”라고 소개했고, 문 후보 캠프에선 “아기가 복덩이”라고들 했다. 주변에서 “볼이라도 한번 만져보세요”라고 했지만 문 후보는 혹시 아기가 싫어할 수 있다며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진 산모들과의 대화 자리. 문 후보는 확실히 변했다. 적극적인 ‘유세 발언’을 잇따라 던졌다. 그는 “애를 2∼3명 놓으면(낳으면) 국가유공자이십니다. 아를(아이를) 놓아만(낳아만) 주시면 누군가 책임져드립니다”라고 했다. 세계 최저 출산율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계속 힘주어 말했다. 아동수당, 무상 필수예방접종, 아버지 출산휴가 등을 공약했다. 한 산모가 “남편 출산휴가가 원래는 닷새인데 직장에서 사흘만 유급 휴일로 인정했다”고 하자 문 후보는 “2주간 유급휴가를 받도록 보장하고 1년 육아휴직도 눈치 보지 않도록 애쓰겠다”고 답했다.

특전사 출신에 히말라야 종주 경력을 가진 그는 종종걸음으로 청주 육거리시장 구석구석을 빠르게 돌았다. 인파가 몰리면 예기치 않은 사고가 일어날까봐 일부러 속도를 냈다고 한다. ‘육거리 닭강정’ 가게 주인 윤종수(48)씨는 “2주 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이곳에 왔다가 어르신 2명이 밀려 쓰러지고 밟히는 사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과일 노점에 들러 홍시와 방울토마토 1만원어치를 샀다. 주인 김명순(55)씨는 “인근에 현대백화점이 생겨 많이 어렵다”고 했다. 한 달에 상조회비 3만원만 내고 20년간 노점을 해온 김씨는 “한 달에 100만원 정도 버는데 그래도 괜찮다. 서민들 삶 많이 챙겨주시라”고 문 후보에게 당부했다.

청주·광주=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