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둥글다 바스켓도 둥글다… 아마 8팀 “농구최강 가리자” 프로에 도전
입력 2012-11-26 18:36
1990년대 초·중반을 풍미했던 농구대잔치의 향수가 펼쳐진다. 프로농구 10개 팀과 7개 대학 및 상무 등 아마추어 8개팀이 28일부터 내달 6일까지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국내 농구의 ‘왕중왕’을 놓고 열띤 경쟁을 펼친다. 우승 상금 5000만원, 준우승 상금 2000만원.
프로-아마추어 18개 팀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선 아마추어 ‘동생’들이 프로 ‘형님’들에게 도발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로 10개 구단은 대회 규정상 외국인 선수를 기용할 수 없는데다 주전 빅맨들의 부상 때문에 정상적인 기용이 어려워 동생들의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프로에서 뛴 선수들이 즐비해 반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상무의 강병현(27)은 “상무는 열두명 전원이 돌아가면서 뛸 능력이 있는 팀”이라며 “우승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전자랜드와 맞붙는 대학 농구계의 최강자 경희대의 김종규(21)도 자신만만했다. 센터인 김종규는 “가장 자신 있는 높이와 기동력으로 승부하겠다”며 “특유의 조직적이고 빠른 농구로 우승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성균관대의 김만종(20)은 “이변의 중심에 성균관대가 있을 것”이라며 첫 경기에서 만나는 전태풍(고양 오리온스)을 향해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형님’들도 자존심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첫 경기를 모교인 경희대와 상대하는 전자랜드의 강혁(36)은 “기분이 묘하다. 하지만 후배들한테 질 수는 없다. 젊은 후배들의 패기에 맞서 노련미로 승부하겠다”고 답했다. 김만종에 일격을 당한 전태풍은 “동생들에게 절대 질 수 없다”며 “열심히 뛰고 집중하면 우리가 이긴다”고 맞불을 놓았다.
한편 미디어데이에선 허재 전주 KCC감독과 그의 아들인 허웅(19·연세대)이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대진표 때문에 결승전에 가서야 아버지의 팀인 KCC와 만나는 허웅은 “(프로구단에서 꼴찌인) 아버지 팀은 결승까지 올라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도발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든 뒤 “결승전에서 만나더라도 우리가 이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