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2] “지나친 안철수 압박으로 지지층 흡수에 문제 생겨”… 당내 불만 제기에 당혹스런 文

입력 2012-11-26 22:05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이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의 일방적 사퇴에 따른 당내 후폭풍을 우려하는 눈치다. 특히 안 전 후보 측이 ‘투신 소동’을 이유로 27일로 예정된 해단식을 연기하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안 전 후보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김모(27)씨는 26일 오후 2시쯤 서울 공평동 안 전 후보 캠프 옆 빌딩에서 문 후보 사퇴를 주장하며 투신자살 소동을 벌였다. 김씨는 6층 빌딩 옥상에 올라가 흉기로 자기 목을 겨눈 채 “아름다운 단일화는 어디로 갔느냐” 등을 외치다 1시간30분 만에 경찰 손에 이끌려 내려왔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와의 회동에 선뜻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문 후보가 안 전 후보를 강하게 압박해 사퇴시킨 모양새로 비치면서 안 전 후보 지지층 흡수에 문제가 발생했고 새누리당에도 공격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날 자살 소동으로 가뜩이나 마음을 잡기 어려운 20∼30대 젊은층과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오후 5시40분 기자 브리핑에서 “지지자들의 마음이 차분해질 때까지 해단식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안 전 후보에게도 이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해단식이 연기되면서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선거를 돕는 일도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금태섭 전 상황실장은 “(두 가지 사안은) 직접적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해단식 연기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