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2] 중도층 잡기 밤낮 구애… 文 ‘安心 강조’ 이탈막기
입력 2012-11-26 22:16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의 사퇴로 무주공산이 된 중도층이 12월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보수와 진보의 박빙 대결 구도에서 중립지대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대선 승패가 갈릴 수 있다. 여야는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안 전 후보 지지 성향 중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건 전쟁에 돌입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했던 지지층을 모두 끌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탈 숫자를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다.
안 전 후보 지지층은 대체로 새 정치를 열망하는 이들이다.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가 내세웠던 정치혁신 과제를 문 후보가 해내리란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려 한다. 안 전 후보와 함께 만든 ‘새 정치 공동선언’ 내용을 가시화하는 한편 ‘경제·복지정책 공동선언’과 ‘새 시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도 빨리 마무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복지정책 및 한반도 평화 공동선언은 양측이 거의 합의한 상태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회동하면 곧바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 캠프와의 물리적 결합도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해 필수적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26일 “양측은 공동선대위 성격의 국민연대 틀을 만들기로 이미 합의한 상태”라며 “안 전 후보 캠프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했던 분들을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 안 전 후보 캠프의 실무자들을 빼가려 ‘입질’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 전 후보 캠프는 일단 안 전 후보의 언질 없이 ‘개인행동’은 하지 말자는 방침을 정해놨다고 한다.
외부인사 영입도 공을 들이고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소설가 황석영 이외수씨, 시인 황지우씨,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당내에서는 그동안 지원에 나서지 않았던 손학규 상임고문이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집중유세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도층 공략을 위한 포석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안 전 후보가 발 벗고 도와주는 것이 중도층 잡기의 첩경이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안 전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단일화 과정의 불협화음에 대해 본인을 꾸짖고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 달라’고 했다”며 “문 후보를 돕게 될 것이고,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는 것을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단장은 “안 전 후보가 하루빨리 함께해 주기를 바라지만 대선이 20여일 남았으니 다음달 초쯤 지지 의사를 밝혀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어제까지 안 전 후보를 지지하던 이들의 마음이 돌아서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그때 안 전 후보가 나서줘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의 중도층 공략은 “실패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우 단장은 “그동안 안 전 후보를 부도덕한 사람, 사기꾼으로 몰아붙였는데 안 전 후보 지지층이 박 후보한테 가겠느냐”고 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