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엑소더스’ 인구, 44개월 연속 줄었다

입력 2012-11-26 19:02

44개월째 서울을 떠난 사람이 들어오는 사람보다 많았다. 주거비 상승 등 생활여건이 녹록지 않아 주변 지역으로 밀려나는 사람들이 늘기 때문이다. 경춘선 복선 전철 개통, 수도권 전철 연장 등에 힘입어 강원도·충남 일부 지역이 서울 인구를 흡수하며 거대 수도권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면 서울 엑소더스(exodus·탈출)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15만1035명이 서울을 빠져나갔다. 전입자는 13만9686명에 그치면서 서울 인구는 1만1349명의 순유출을 나타냈다. 서울 인구가 순유입을 나타낸 것은 2009년 2월(7663명)이 마지막이었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증가 일로를 걷던 서울 인구는 1990년을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분당과 일산을 필두로 경기도 지역에 신도시가 대거 건설되면서 서울 인구를 끌어들인 것이다. 부동산 활황기의 집값 상승과 최근의 전세대란은 서민들의 탈 서울 러시를 이끈 주 원인으로 꼽힌다.

2000년대 들어서도 서울의 인구 유출 현상은 계속됐지만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요 탓에 매년 1∼2월에는 반짝 인구가 유입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2009년 2월을 마지막으로 ‘새학년 특수’로도 순유출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전세 대란으로 인해 서울에서 살림을 꾸리기가 너무나도 빡빡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는 경기도, 인천으로 대부분 유입된다”며 “최근엔 강원과 충남 지역으로의 유입도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 정부 부처의 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세종시가 향후 신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춰나가게 되면 서울 유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경기도(5572명), 인천(2870명), 세종(1766명) 등 10개 시·도는 순유입을 나타냈고, 서울을 비롯해 부산(-1562명), 대구(-1127명) 등 7개 시·도가 순유출을 기록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