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하나되는 대한민국] (1) 길음종합사회복지관 ‘마음성장통’ 프로그램
입력 2012-11-25 23:08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으로 모금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연말연시를 맞아 나눔의 온기를 전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오늘 희망나눔캠페인 출범식을 갖고 67일간의 나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공동모금회가 전달한 온정으로 새 희망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8회에 걸쳐 소개한다.
사업 실패 후 2009년 아내와 이혼한 김상진(가명·50)씨. 이혼의 충격으로 세 아들 중 둘째 찬혁(가명·10)군은 변을 못 가리게 됐고, 셋째 근혁(가명·6)군은 언어장애를 얻었다. 신체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바지에 대변을 보는 아들을 혼내는 것도,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답을 못하는 막내를 바라보는 것도 너무나 괴로웠다. 김씨는 돈이 없어 아이들을 치료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2010년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김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길음종합사회복지관의 ‘마음성장통’이라는 프로그램을 접했다. 프로그램은 우울, 불안, 집중력장애 등 심리적 장애를 갖고 있는 저소득층 아동·청소년들을 치료하고 부모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과정이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성북구 내 저소득층 300여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전화나 방문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고, 초기상담, 사례회의, 맞춤 치료 및 교육, 점검 후 재교육 여부 결정, 종결 및 사후관리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심리치료학과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의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 솔루션 위원회가 이 과정을 총괄한다.
마음성장통 프로그램을 접한 뒤 김씨 가정에는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찬혁이와 근혁이는 우선 지난해 6월부터 주 1∼3회씩 길음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각각 심리치료와 언어장애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부모교육에서 배운 대로 찬혁이가 옷에 변을 묻혔을 때 다그치기보다는 화장실에 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근혁이가 웅얼거리는 말 하나하나에 대답을 해주며 말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찬혁이의 상태는 많이 호전됐다. 김씨는 “하루에 3∼4장씩 갈아입던 팬티가 이제는 1∼2장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근혁이의 변화는 더욱 놀라웠다. 김씨는 “말이 거의 없고 입을 열어도 옹알이만 하던 근혁이가 지난 13일 처음으로 ‘아빠 밥 주세요’라며 완성된 문장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고 말했다.
근혁이를 치료 중인 길음종합사회복지관 언어치료사 이경민씨는 “언어장애는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는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놀이와 함께 언어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며 “근혁이 아버지도 인내를 갖고 잘 돌봐줘서 아이들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길음종합사회복지관 김은경 사회복지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 저소득층 가정이 가족 기능을 활성화하고,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