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13년 성장률 전망 3%로 또 하향

입력 2012-11-25 19:56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낮췄다.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대비해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을 주문했다.

KDI는 25일 ‘2012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3.0%로 전망했다. 지난 9월 4.1%에서 3.4%로 수정한 지 2개월 만에 다시 0.4% 포인트 낮춘 것이다. 내년 4.0% 성장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와는 1%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다만 내년 상반기엔 2.2%의 비교적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다 하반기엔 성장률이 3.7%로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KDI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하향하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경기둔화가 심화되면서 수출과 투자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한 탓이다.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들어 수출이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올해 경제성장률도 지난 9월 전망치 2.5%에서 2.2%로 0.3%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로 소비와 건설투자가 위축될 가능성과 함께 최근 가파른 환율 하락세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KDI는 원화 절상의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져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304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377억 달러)보다 73억 달러 줄어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저성장에 대한 처방은 돈을 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DI는 재정지출을 늘리고 금리도 추가로 인하하는 등 경기침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금리 추가 인하 쪽에 무게를 뒀다.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에 머무는 등 물가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를 인하하면 다른 나라와의 금리 차가 줄어들어 급격한 자본유입이 진정되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는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고 기금을 신축적으로 활용하면서 예산 범위 내에서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라고 KDI는 주문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