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유튜브 황제 등극] 저스틴 비버도 제쳤다… 아싸! 싸이 조회수 10억 돌파 눈앞
입력 2012-11-25 19:38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의 ‘강남스타일’이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모든 동영상을 통틀어 역대 최다 조회 영상에 등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종전까지 1위를 달리던 캐나다 출신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Baby)’ 뮤직비디오 누적 조회 수(8억400만건)를 뛰어넘은 것이다.
25일 유튜브에 따르면 전날 누적 조회 수 8억건을 돌파하며 ‘베이비’를 추월한 ‘강남스타일’은 하루 만에 1000만건 이상 재생되며 현재 총 조회 수 8억1000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강남스타일’이 불과 발표 4개월여(133일) 만에 달성한 성과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2위로 내려앉은 ‘베이비’가 8억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33개월이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강남스타일’ 인기가 여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는 7주 연속 2위를 수성하다 지난 14일 5위, 지난 21일 7위로 떨어져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튜브 상의 열기는 여전하다. ‘강남스타일’은 현재도 매일 600만∼1000만건의 조회 수를 쌓아가고 있다. 다음달엔 10억건을 돌파하며 또 다른 진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왕관’을 쓰기까지=‘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첫 선을 보인 건 지난 7월 15일이었다. 노래는 발표와 동시에 국내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하지만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가 전대미문의 신드롬을 일으킬 것이란 예상은 없었다.
하지만 8월에 접어들면서 뮤직비디오는 세계 도처에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시작한다. 유튜브 상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했다. 8월 들어 매일 100만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9월부터는 하루에 500만건 이상, 때로는 1000만건 넘게 재생됐다. 결국 ‘강남스타일’은 조회 수 8억건을 넘어서며 정상에 등극했다. K팝의 역사, 나아가 세계 팝의 역사를 새로 쓴 쾌거다.
해외 유수 매체들은 이날 싸이의 유튜브 제패를 자세히 다뤘다. 미국 음악 전문지 빌보드는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왕관(YouTube Crown)’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빌보드는 싸이에게 추월당한 저스틴 비버를 거론하며 “더 이상 ‘유튜브 최고의 비디오’란 타이틀을 가질 수 없게 됐지만 트위터 팔로어 수에서는 3060만명으로 싸이의 130만명보다 크게 앞서 있으니 위안을 삼길 바란다”고 ‘위로’를 건넸다. AFP 통신은 유튜브의 트렌드 매니저(trends manager) 케빈 앨로카의 분석을 인용해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사상 최고의 히트작”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로이터 통신과 미국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 등도 ‘강남스타일’의 유튜브 제패 소식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앞서 ‘강남스타일’은 지난 9월 200만명 넘는 유튜브 이용자로부터 ‘좋아요(like)’를 받아 기네스 월드 레코드(GWR)가 인증하는 유튜브 최다 추천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강남스타일’은 530만명이 넘는 네티즌들로부터 ‘좋아요’를 받고 있다.
◇다음달 10억건 돌파할 듯…인기 이유는?=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강남스타일’은 그 어떤 팝스타도 해내지 못한 유튜브 조회 수 10억건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 온라인 통계 사이트 채널미터 등도 최근 ‘강남스타일’이 조회 수 10억건을 돌파하는 최초의 동영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의 어떤 부분이 세계인을 매료시킨 것일까. 전문가들은 영상에 담긴 싸이의 코믹한 모습과 안무 등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싸이의 모습을 패러디하고 춤을 따라 춰보는 일이 전 세계 네티즌들의 ‘놀이문화’가 되며 열풍을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씨는 “노래의 안무인 ‘말춤’이 누구나 따라 출 수 있을 만큼 쉬웠다는 게 강점이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차원을 넘어 네티즌들이 (패러디 영상 등을 올리며) 함께 놀 수 있는 참여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씨는 “영상에 담긴 코미디 같은 장면들이 음악과 어우러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며 “유튜브 정상 등극을 통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우리나라의 대중문화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