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헌법 선언문 반대” 이집트 판사들 파업 조짐
입력 2012-11-25 19:26
이집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새 헌법 선언문을 통해 자신에게 초법적인 권한을 부여하자 ‘판사클럽’이 이에 항의해 전국 파업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판사클럽은 이집트 전역 판사들을 대표하는 조직이다.
판사클럽은 이날 비상회의를 갖고 전국 법원과 검찰 소속 직원들에게 업무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이집트 대법원이 무르시 대통령의 새 헌법이 사법부의 독립을 저해하는 전례가 없는 헌법이라고 비판한 직후였다. 무르시 대통령은 앞서 무바라크 집권 당시 취임한 압델 마지드 마흐무드 검찰총장을 해임하는 등 사법부와 각을 세웠다.
새 헌법 선언문은 제헌의회에 대한 사법부의 해산권을 부정하고, 대통령이 발표하는 규칙이나 법령에 개인이나 정부기관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새 헌법은 이집트 헌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측근이 장악한 사법부의 힘을 빼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대외 관계에 대한 유럽 위원회’의 엘리자 자완 연구원은 “새 헌법에는 적들을 배제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과 사법부를 개혁하기 위한 목적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무르시는 지난 6월 말 취임 당시부터 권한이 극도로 제약된 반쪽짜리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가까운 군부는 대선 이전 대통령의 군 통수권과 인사권 입법권을 제한하는 임시헌법을 발표했다.
이집트 정부는 무바라크 통치 시대에서 새로운 정치 시스템으로 가는 변혁을 위해 새 헌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여론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시민 수천명은 이집트 전역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며 무르시 대통령을 규탄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