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실적 부진, 곳곳 악재까지… 대기업 연말 ‘人事 칼바람’ 부나
입력 2012-11-25 20:05
이르면 이번 주 LG그룹을 시작으로 대기업들의 사장단과 임원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인사철을 맞은 기업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탓에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문책성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25일 “대부분의 기업들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강조하고 있어 승진 폭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그룹은 12월 첫째 주에 사장단 인사를, 둘째 주에 임원 승진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6명, 부사장·전무·상무 승진 501명 등 사상 최대 승진 잔치를 벌였지만 올해는 승진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간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에선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이 사장이 승진한다면 이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도 승진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연말에 발표될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사에서는 미국에서 발생한 연비과장 논란의 책임 추궁 여부가 최대 변수다.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수시로 인사를 하는 정몽구 회장의 스타일로 볼 때 오히려 연말 정기인사는 조용히 지나갈 것이란 분석도 있다.
LG그룹에서는 승진 인사와 관련해 실적이 좋은 계열사와 그렇지 못한 계열사 간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무 회장이 “시장 선도 성과를 임원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긴장감이 높다.
SK그룹은 내년 초 인사를 앞두고 막바지 정리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신세계 인천점이 세든 인천고속버스터미널 부지를 롯데에 빼앗긴 것과 관련해 문책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구학서 신세계 회장,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대표, 최병렬 이마트 대표 등이 3년 임기를 마친 만큼 큰 폭의 이동이 예상된다.
CJ그룹도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현 회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책상 앞에서 보고서만 만들지 말고 현장으로 뛰쳐나가 실행하라”고 질타한 뒤여서 인사 폭이 클 수도 있다.
워크아웃 조기 졸업에 주력하는 금호그룹에서 조직 쇄신을 위한 인사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진그룹에서는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무와 장남 조원태 전무의 승진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이들은 2010년 전무로 승진한 지 2년이 지났다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계는 흉흉한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승진은 고사하고 자리라도 지켰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긴장하고 있다. ‘나는 괜찮다’고 자신할 수 있는 임원이 한 명도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