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 대선 출사표·전략] 文 “安의 눈물 보답” 총력전

입력 2012-11-25 18:58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대선 출사표는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와의 국민연대를 통한 ‘정권교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겨냥한 ‘새 정치’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 후보는 25일 서울 영등포 당사 기자회견에서 안 전 후보 지지층 끌어안기, 박 후보와 대립각 세우기에 각각 절반씩 시간을 할애하며 대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안 전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를 의식한 듯 ‘책임’이란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그는 “안 후보의 결단에 대한 고마움 이전에 커다란 미안함이 있다”며 “안 후보의 진심과 눈물은 무거운 책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 후에도 연대해 국정운영을 성공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안 전 후보 측과 합의한 ‘경제·복지정책 공동선언’과 ‘새 시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도 국민연대의 틀 속에서 실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장 문 후보에게 주어진 과제는 안 전 후보의 사퇴로 지지자들이 받았을 충격과 슬픔을 보듬는 일이다. 기자회견문도 안 후보 지지층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작성됐다. 그는 “(안 전 후보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드렸고 안 후보의 형편이 되는 대로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 지지자의 이탈 우려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지율이 박 후보와 박빙이라는 지적에 “안 후보 지지층의 이탈로 박 후보와의 대결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았지만 아직 (안 후보 측과) 통합의 단일화 효과가 발휘되지 않았는데도 일부 조사에서 제가 박 후보를 이기고 있다”며 “제대로 힘을 모으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처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그는 “4·11 총선 때 대통령 출마 이유로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했던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한 뒤 “제 예감은 결국 (제가 대통령이 돼서)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나 싶다. 그 시기는 (대통령) 당선 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회견문에서 박 후보를 겨냥해 “이번 선거는 낡은 정치와 새로운 정치의 대결, 귀족 후보와 서민 후보의 대결”이라며 “재벌과 특권층을 비호하는 세력에 맞서 복지와 민생을 지키는 세력을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대선이 박 후보와의 일대일 대결 구도로 짜인 만큼 이날부터 새누리당과 박 후보를 향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박 후보의 역사인식과 경제민주화 공약의 허구성을 공격 포인트로 잡아 파고들 작정이다. 진성준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박 후보는 역사인식이 5·16 군사쿠데타와 유신시대에 머물러 있다. 이번 대선은 미래 세력과 과거 세력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또 “박 후보는 재벌에 굴복한 가짜 경제민주화를 얘기하고 있다”며 “복지국가론을 공산주의와 연결시키기에 급급한 가짜 복지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진 대변인은 오후에도 브리핑을 갖고 박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직 사퇴’를 ‘대통령직을 사퇴한다’고 잘못 말했던 점을 꼬집으며 “공주님다운 실언”이라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26일 충청도를 찾는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대선에서 충청 표심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일정을 잡았다”며 “같은 날 광주에도 가서 5·18 묘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첫 선거 유세는 27일 부산·경남에서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