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3] 文 캠프, 安 캠프 포용 어떻게… ‘치킨게임’ 앙금 씻고 화학적 결합해야 시너지 효과
입력 2012-11-25 18:52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대선 승리는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20% 이상의 지지율을 받아온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를 어떻게 껴안느냐에 달려 있다. 문 후보 측 ‘담쟁이 캠프’와 안 전 후보 측 ‘진심 캠프’의 화합 여부가 관건이다.
문 후보는 25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연대’ ‘통합 선거진용’이라는 표현을 쓰며 “안 후보 측과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모든 세력, 단일화를 염원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국민연대를 이루겠다”며 “민주화 세력과 미래 세력이 힘을 합치고 나아가 합리적 보수세력까지 함께하는 명실상부한 통합의 선거진용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담쟁이 캠프를 넘어 진심캠프와 함께하고 거기에 후보 단일화를 기다린 시민사회, 단일화를 염원하는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대통합 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양측의 정책이 99% 일치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 공동선대위원장단은 이미 전원 사의를 표했고 본부장급도 거취를 백지위임한 상태다. 문 후보 측은 문·안 캠프뿐 아니라 진보진영, 시민사회까지 포괄하는 선대위를 구상하고 있다. 단순히 안 후보 측 인사 몇 명을 가담시키는 것으로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단 양 캠프는 이념과 노선이 크게 다르지 않다. ‘새정치공동선언’을 통해 국민연대에 합의했고 ‘경제·복지 정책 공동선언’ 등도 협의해 왔다. 안 캠프의 주축인 박선숙·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 등도 민주당 출신이다.
문제는 단일화 과정에서 쌓인 앙금이다. 양측은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치킨게임’을 벌이다 안 전 후보가 전격 사퇴했다. 승패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아 안 전 후보 측의 ‘승복’ 절차도 없었다. 안 전 후보가 사퇴회견에서 “문재인 후보와 저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제 마지막 중재안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명시한 것도 문 후보 측에게는 아픈 대목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와 만난 뒤 같이 기자회견을 하며 후보를 양보한 것과 차이가 난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열쇠는 백의종군을 선언한 안 전 후보 본인이 쥐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대통합 선대위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 측은 최대한 안 전 후보 측을 배려하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통합 선대위에 대해 “저희가 일방적으로 구상을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 과정에서 서운한 감정이 남았겠지만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바라는 마음은 양측 모두 같다”며 “우리는 안 전 후보가 선거 전반을 진두지휘해주길 바라지만 최대한 그쪽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24일 지방으로 내려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