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3] ‘안철수의 생각’이… 부동층·투표율 핵심변수 좌우한다

입력 2012-11-25 22:37


朴·文 여전히 초접전… 승패 가를 3大 변수

결국 ‘안철수’에게 달렸다. 18대 대통령 선거는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싸움으로 압축됐지만 핵심 변수인 ‘부동층’과 ‘투표율’의 키를 쥔 건 안 전 후보다. 사퇴 이후 여론조사마다 부동층이 크게 늘면서 박·문 후보는 여전히 접전 중이다. 그가 문 후보를 어떻게 돕느냐, 부동층 표심과 젊은층 투표 의지를 얼마나 움직이느냐에 두 후보의 승패가 달린 셈이다.

(1) 安 지지자 어디로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사퇴하자 부동층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25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안 전 후보 지지자의 절반 정도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로, 17~24%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로 옮겨갔고 나머지는 무응답층이 됐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지지율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초접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SBS와 여론조사기관 TNS가 안 전 후보 사퇴 직후인 24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오차범위 ±3.1% 포인트)에서 부동층은 18.1%였다. 안 전 후보 사퇴 전인 17~18일 조사(8.6%)보다 9.5% 포인트 증가했다. MBC와 한국리서치가 같은 날 조사한 결과(1000명 대상·오차범위 ±3.1% 포인트)도 ‘모름·무응답’이 19.6%로 18일 조사(11.9%)보다 7.7% 포인트 상승했다.

늘어난 부동층은 대부분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무당파 성향의 유권자로 보인다. 한국경제·글로벌리서치가 24일 800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에서 안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59.5%는 문 후보를 지지했고 20.1%는 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보수와 진보 성향의 응답자가 각각 새 지지 후보를 찾아간 가운데 20.9%는 관망세를 보였다.

중앙SUNDAY·엠브레인 조사(1000명)에서도 안 전 후보 지지층의 55.0%와 24.1%가 각각 문 후보와 박 후보 지지 의사를 표명했지만 13.4%는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이 조사에서는 안 전 후보 지지자의 7.5%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 등 제3의 후보를 선택하기도 했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대혼전 양상을 보였다. JTBC·리얼미터의 23~24일 조사(오차범위 ±3.1% 포인트)에서 박 후보 지지율은 46.2%, 문 후보는 48.1%였고 매일경제·한길리서치 조사(24일·오차범위 ±3.5% 포인트)에선 박 후보와 문 후보가 각각 44%와 40.4% 지지를 얻었다. SBS(박 후보 43.4%, 문 후보 37.6%)와 MBC(박 후보 39.2%, 문 후보 41.2%) 조사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문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 타이틀을 거머쥐기는 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극심한 불협화음이 노출됐고 결국 한쪽의 전격 사퇴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이에 안 전 후보 지지자 상당수가 충격과 실망을 느껴 이탈표로 나타나면서 야권의 ‘지지층 단일화’는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때는 정 후보 사퇴 이후 노 후보 지지율이 급등한 바 있다. 이른바 ‘아름다운 단일화’로 양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문 후보가 안 전 후보 지지층을 온전히 끌어안지 못했다”며 “안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기성 정치권 혐오층은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