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안주연] 지구온난화 현상

입력 2012-11-25 20:01


동료가 해발 4000m가 넘는 히말라야로 떠난다. 조선호텔 개관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엄홍길 휴먼재단과 함께 히말라야 어린이에게 지어줄 학교 부지를 보러 가기 위해서다.

회사에는 치매노인 목욕시켜주기, 김장김치 만들기 등 매달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매달 인트라넷에 봉사 일정이 나오면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선택해 참여한다. 기부금도 낸다. 1계좌에 2000원으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 계좌 수를 결정하면 매월 급여에서 자동 이체돼 희망기금으로 적립된다. 회사는 직원이 기부한 액수만큼 함께 출연한다. 그동안 별 생각 없이 참여하고 기부했다. 남들도 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처럼 한 계좌만 기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여러 계좌를 기부하면서도 적게 한다고 말해서 놀랐다.

회사에서 하는 봉사활동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난 금요일에 본 한 모금함에는 돈이 가득했다. 1만원 지폐도 꽤 많았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을 돕기 위해 지갑에서 기꺼이 꺼낸 것이리라. 자신이 가진 경험과 능력으로 남을 돕는 사람도 많다. 한 지인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진료소를 지어주기 위해 뛰어다닌다. 제대로 된 병원이 없어 일요일에 학교를 빌려 의사들이 진료를 해주고 있다. 노영심 이문세 윤종신 등이 공연해 수익금을 모으고 있지만 그들이 아플 때 진료비 걱정 없이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진료소를 건립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한다.

또 다른 지인은 환경보호 운동에 적극적이다.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 그날 저녁식사 자리에는 리디자인한 옷을 입고 있었다. 시즌이 지난 의류는 소각하는데 그 비용이 연간 40억원에 달해 이것을 해체해 다시 디자인해 옷을 만들면 쓰레기가 되어 환경을 해치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은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 존재라고 말한다. 그러나 요즘 보면 참 이타적이다. 다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사람들 마음도 따뜻해진 것 아닌가 하고 혼자 생각하며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고 반성했다.

동료의 히말라야 산행은 사흘을 꼬박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곳이니 지상 50㎝ 침대 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추울 것이다. 그러나 2년 후 그들이 보고 온 땅에 지은 학교에서 어린이들이 즐겁게 웃으며 많이 배우게 될 것이 틀림없다. 행복한 그날을 위해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무탈하게 다녀오길 바란다.



안주연(웨스틴조선 호텔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