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5 안철수 후보 전격 사퇴] 결국 ‘박정희 vs 노무현’…보수·진보 세 결집 급류탈 듯
입력 2012-11-24 00:16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23일 후보직을 사퇴함에 따라 12월 대선은 보수정권 재창출에 나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친노(親盧·친노무현)계의 대표 선수로서 민주개혁 진영으로의 정권교체를 시도하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간 대결로 압축됐다. 대선이 3자 구도에서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간 양자 구도로 재편됨에 따라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위한 양측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선이 26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동안 야권 단일화 문제 때문에 여야 간 대결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안 후보의 사퇴와 대선 후보등록(25∼26일)을 거쳐 27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서 대선 정국은 급속히 대결 정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박 후보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 및 과거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문 후보 역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및 참여정부의 공과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박정희 대 노무현’ 대결이 된 셈이다.
때문에 이번 대선은 단순히 두 후보 간 자질 대결을 넘어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과거 세력과 친노 세력, 대북 강경세력과 대북 유화세력, 재벌 및 대기업에 대한 유화파와 강경파 간 대결 구도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최근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에 이어 24일에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박 후보 지지선언을 할 예정에 있는 등 보수 진영의 결집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대비해 문 후보도 안 후보를 통한 중도층을 흡수하고 진보 진영과도 연대를 꾀할 계획이어서 양쪽이 얼마나 많은 지지세력을 결집해내느냐도 주목된다. 특히 새누리당은 안 후보 사퇴 이후 야권 후보 단일화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민주당과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지나치게 몰아붙였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알려나갈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안 후보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로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본선전으로 접어들면서 양측이 그동안 준비해온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훨씬 더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박 후보에 대해선 정수장학회 문제 등 일련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문 후보의 경우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과 부산저축은행 수임사건 등과 관련해 상당한 공격거리를 축적해 놓았다는 후문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이 워낙 짧고, 두 후보의 정책도 비슷해 차별화가 쉽지 않은 점도 양측이 네거티브전에 더 몰두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 안 후보 사퇴로 젊은층이 투표에 다수 참여하지 않을 경우 투표율은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