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5 안철수 후보 전격 사퇴] 절충안→수정안→역제안→칵테일안…결렬

입력 2012-11-23 22:21

‘절충안에 수정 제안, 다시 역(逆)제안…. 그리고 후보 사퇴까지.’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23일 단일화 타결이냐 파국이냐의 중대 기로에서 피 말리는 시간싸움을 벌였다. 22일 밤부터 이날 오후까지 서로 ‘마지막 카드’를 던지며 벼랑 끝 대치를 했다. 여론조사로 단일화해 26일까지 후보 등록을 하려면 이날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문 후보 측이 오전에 협상팀 가동을 먼저 제안했다. 문 후보 주재로 열린 긴급 대책회의 이후 우상호 공보단장은 “시민사회가 제안한 안(적합도 50%+가상 양자대결 50%)과 안 후보 측 안(지지도 50%+실제대결 50%)을 놓고 즉시 협상팀을 가동해 논의하자”고 했다.

안 후보 측은 전날 촉구한 안을 문 후보 측이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대신 후보 대리인이 한 명씩 나서는 ‘특사’ 채널 가동을 거꾸로 제안했다. 문 후보 측에서는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안 후보 측에서는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낮 12시를 전후해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막판 조율에 나섰다.

문 후보 측은 대리인 회동에서 ‘적합도+지지도+양자대결’ 조사 형태의 2차 수정안을 가져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 측의 ‘지지도+양자대결’안이 안 후보에게만 유리해 그대로 수용하기 힘든 만큼 당초 적합도까지 포함시켜 세 가지 여론조사를 돌린 뒤 그중 두 가지 조사에서 이기는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칵테일 안’이다.

전날 심야 긴급회의에 참석한 한 민주당 인사는 “문 후보는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에게 5~6% 포인트, 지지도 조사에서 1% 포인트 뒤져 있다. 안 후보 측 안대로 하면 뻔히 지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또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문 후보 측의 ‘칵테일 안’에 대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이라고 일축했다. 때문에 대리인 채널도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양측은 저녁에 각각 선거 캠프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리인 회동 결렬을 발표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우리로서는 물리적으로 여론조사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곧이어 안 후보가 오후 8시20분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직 사퇴를 밝혔다.

백민정 김아진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