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5 안철수 후보 전격 사퇴] 복받치는 감정에 중간중간 울먹울먹
입력 2012-11-23 22:14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결국 눈물을 흘렸다. 대선 후보로 가진 마지막 기자회견은 5분 만에 끝났다. 준비한 글을 읽는 짧은 시간에 그는 여러 번 말을 멈춰야 했다. 출마선언 이후 66일간 걸어온 길이 스쳐가는 듯 목이 메었다. 캠프 인사들이 함께한 회견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23일 오후 8시20분 서울 공평동 캠프 4층 기자회견장 단상에 오른 안 후보는 담담하게 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마지막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대목부터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이내 평정을 찾은 그는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강한 어투로 힘주어 말했다.
회견을 지켜보던 캠프 관계자들이 “절대 안 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라고 소리치면서 장내가 술렁였다. 안 후보도 감정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은 듯했다. 그는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울먹였다. 안 후보는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고 한 뒤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회견문을 다 읽고 나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라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이어 회견장 뒤편에서 지켜보던 캠프 관계자들을 쳐다보며 “지금까지 함께해주신 캠프 동료들, 직장까지 휴직하고 학교까지 쉬면서 저를 위해 헌신해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회견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로 변했다. 몇몇 캠프 관계자들은 아예 소리내 울었고 책상에 엎드려 통곡하는 이도 있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온 뒤 그동안 자신을 도왔던 캠프 식구들을 차례로 안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했다. 감정이 복받치는 듯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유민영 대변인을 오랫동안 껴안고 눈물을 쏟아냈다. 이어 전국 각지를 함께 돌며 동고동락했던 허영 수행팀장을 안았다. 다음으로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부터 함께 해왔던 조광희 비서실장을 안고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 듯 흐느끼기도 했다. 또 공보실에 들어가 자원봉사자들과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청했다. 이후 안 후보는 캠프 6층에 모인 100여명의 관계자들을 한 명씩 모두 안아주며 감사 인사를 했다. 또 “다시 시작한다면 ‘안철수의 생각’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