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병상련 허재·강동희 감독 “울고 싶어라”
입력 2012-11-23 19:45
‘농구 대통령’ 허재 KCC 감독과 ‘코트의 마법사’ 강동희 동부 감독이 나란히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KCC와 동부는 나란히 6연패와 4연패의 늪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어느새 동부는 4승13패로 9위, KCC는 2승15패로 10위에 처져 있다.
두 감독은 현역시절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서 최근 몇 년 간 팀을 강호로 만들며 우승을 밥 먹듯이 했다.
허 감독은 2005년 KCC 지휘봉을 잡은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만 2회 이끌었다. 특히 2009년에는 최초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는 영광까지 누렸다. 2009년부터 팀을 이끈 강동희 감독도 지난 시즌 한 팀 최다 연승, 최다승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년 새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동부는 올해 윤호영, 안재욱이 입대했지만 이승준을 영입해 정상권 전력이라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박지현, 이광재가 부상 때문에 팀 합류가 늦었고 조직력마저 흔들리며 강팀의 면모를 잃었다. 지난 시즌 평균 67.9점만 내준 ‘짠물 수비’는 올해 80.3점을 내주는 최다 실점 팀으로 둔갑했다. 팀의 기둥 김주성마저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어느새 강 감독은 지도력마저 의심받는 처지로 내몰렸다.
허 감독은 프로농구 역사에 남는 ‘꼴찌 중의 꼴찌’가 될 가능성마저 엿보이는 수모를 겪고 있다. 역대 최저 승률 팀인 1998∼1999시즌 대구 동양(현 오리온스)의 0.067(3승42패)은 넘어서겠지만 그다음 최저 승률인 2005∼2006시즌 인천 전자랜드의 0.148(8승46패)과 경쟁해야 한다.
현재 KCC의 승률은 0.118이다. KC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추승균의 은퇴, 전태풍의 이적, 하승진의 입대 등으로 팀의 기둥뿌리가 몇 개씩 뽑혀 나갔기 때문에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나란히 동병상련을 겪는 두 감독은 24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최근 팀 분위기가 최악인 두 팀의 이날 맞대결에서 지는 쪽은 치명타를 입게 될 전망이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