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분쟁 와중에… 시리아반군 승기잡다
입력 2012-11-23 19:36
20개월 넘게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사태가 조만간 중대 기로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이목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에 쏠려 있었던 지난 일주일간 시리아 최전선에서는 괄목할 만한 외교적·군사적 변화가 일어났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4일 보도했다.
‘이·팔 분쟁’으로 중동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갔던 일주일 새 시리아 반군이 정부군과의 전투에서 현격한 우세를 보이며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한 것이다. FP는 이것이 반군이 승기를 잡아간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방어의 기둥’ 작전이 시작됐던 14일 시리아 최대 반군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은 정부군 공군기지 2곳이 위치한 이라크 접경지역의 알 부카말시를 장악했다. 이로써 FSA는 중대한 군사적 거점을 마련했다.
18일에는 알레포 서쪽에 주둔 중인 정부군 46연대를 초토화시켰다. 중요한 것은 정부군 46연대로부터 빼앗은 중화기들이다. 반군은 이곳에서 탱크, 장갑차, T-63 다연장 로켓포, 곡사포, SA-16 지대공 미사일까지 확보했다. 시리아 내전에 참여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조직 안사르 알 이슬람과 준드 안사르 알라는 19일 수도 다마스쿠스 부근의 정부군 공군방위사령부를 장악했고, 인접도시 구타의 다른 기지 역시 접수했다.
시리아 반군의 위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0일에는 다마스쿠스의 시리아 정보부 청사와 터키 접경지역인 술레이만의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반군 측은 “정부군이 이곳을 민간인 마을을 공격하는 거점으로 활용해 왔다”며 “이제는 우리가 접수했다”고 말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도 반군이 최근 전략적 요충지인 이라크 접경 부근 마야딘시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시리아 최대의 에너지자원 매장지로, 그동안 치열한 교전이 이어져 왔다.
중동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해온 EA월드뷰의 에디터 짐 밀러는 “시리아 북부는 이미 반군 영향력 아래로 넘어갔다”며 “정부군은 최근 2개월간 뚜렷한 승전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한 외교적 성과 역시 만만치 않다. 최근 시리아 반정부 단일연합체인 시리아국가연합(SNCORF)을 합법정부로 인정하는 국가들이 대폭 증가했다. 유일한 합법정부냐, 합법정부 중 한 곳이냐 등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 터키 유럽연합(EU) 아랍연맹(AL)은 시리아국가연합을 합법정부 또는 단체로 인정한 상태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