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5] 적합도는 文, 지지도는 오차범위, 양자대결선 安

입력 2012-11-23 19:29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지지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 언뜻 차이를 구별하기 힘든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이 ‘디테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떤 항목으로 지지율을 조사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 문 후보는 지난 8일 한 회의에서 “(단일화 원칙엔 합의했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후보 측이 원하는 적합도 조사는 대통령이 될 경우 국정운영 능력과 자질 등을 따지는 이성적 지표다. 문 후보로선 안 후보 지지자 가운데 ‘국정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불안해하는 이들을 흡수할 수 있다. 지지도 조사에는 정서적 호감도가 반영된다. 다소 감성적 지표여서 20∼30대와 기성정치 혐오층의 높은 지지 속에 ‘바람’처럼 등장한 안 후보는 적합도보다 지지도 조사를 선호한다. 양자대결은 곧 본선 경쟁력을 뜻한다. 중도층을 아우르는 안 후보가 유리하다.

리얼미터가 21∼22일 1500명을 조사한 결과(유선전화 80%+휴대전화 임의걸기 20%)를 보면 문 후보가 적합도에서 비교적 큰 폭으로 앞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적합한가’란 질문에 문 후보 44.9%, 안 후보 35.3%로 격차가 9.6% 포인트나 된다. 여기서 안 후보 측 요구처럼 박 후보 지지자의 답변을 빼면 문 후보 46.1%, 안 후보 43%로 격차가 오차범위(±2.5%) 내로 좁혀진다.

최근 들어 지지도 역시 문 후보가 앞서는 흐름이 형성돼 있다. 한국갤럽이 19∼21일 박 후보 지지층을 빼고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문 후보(49%)가 안 후보(39%)를 눌렀다. 한국갤럽은 매일 지지도 조사를 하고 있다. 10월엔 안 후보가 최대 9% 포인트 우위를 보였지만 지난주 1∼2% 포인트 차의 박빙으로 돌아서더니 이번 주 들어 문 후보가 앞선 것이다.

그래도 안 후보는 적합도보다 지지도에서 훨씬 선전하고 있다. 두 지표를 함께 조사한 결과를 보면 뚜렷이 나타난다. SBS와 TNS의 17∼18일 조사에서 적합도는 문 후보 51.9%, 안 후보 38.6%였지만 지지도는 문 후보 48.1%, 안 후보 44.8%로 격차가 크게 준다.

안 후보의 우세가 두드러지는 건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안 후보(48.1%)는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차이로 박 후보(42.5%)를 제쳤으나 문 후보(45.9%)는 박 후보(47.1%)에게 다소 뒤졌다. 리서치뷰의 19∼20일 조사에서도 박·안 46.8%대 47.2%, 박·문 46.8%대 46.4%로 안 후보가 앞섰다. 다만 한국갤럽 조사에선 문·안 후보의 양자대결 성적이 거의 똑같아 혼전 양상인 결과도 있다. 결국 어느 방식이 채택되느냐에 따라 문·안 두 후보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