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었는데, 이건 좀… 女大기숙사 ‘11시 통금’ 논란
입력 2012-11-23 14:16
지난 20일 오후 11시10분, 서울 유명 사립 여대에 다니는 1학년 김모(20)씨는 입학 후 처음 가진 고교 동창 모임에서 먼저 자리를 일어났다. 중간에 혼자만 빠져나오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기숙사 통금시간이 문제였다. 이 대학은 기숙사 학생들이 오후 11시30분까지 들어오지 않으면 벌점을 부여하고 다음 학기 입실을 제한하고 있다. 김씨는 “자유로운 캠퍼스 생활을 꿈꾸며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오히려 부모님 통금시간보다도 이르다”고 불평했다.
여대 기숙사 통금시간을 놓고 학생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대학이 학생들의 귀가시간까지 통제하는 것은 지나치고, ‘여대’라는 이유로 다른 대학보다 통금시간이 이른 것은 ‘남녀차별’이라는 것이다.
이화여대는 기숙사 입실시간이 오후 11시이고 숙명·덕성·서울·성신여대는 오후 11시30분이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방에서 관리학생이나 조교에게 점호를 받는다. 이대는 신고 없이 외박할 경우 부모의 서명을 받은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반면 연세·성균관·한양대 등은 새벽 1시까지만 들어가면 된다. 서울대는 통금시간이 없다.
여대생들은 밤늦게 도서관에서 공부하거나 과외 등 아르바이트를 하는데도 통금시간이 걸린다고 호소한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불만을 일축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기숙사 학생 중 70%는 신입생인데 서울 지리에 익숙지 않아 안전문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당부가 많다”며 “학교 주변에 술집이 많아 취객들의 범죄에 노출될 우려도 있고, 새벽에 들어온 학생들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