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징후 포착

입력 2012-11-23 19:04

북한이 지난 4월에 이어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징후가 포착됐다. 한·미 정보 당국은 이달 초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미사일 부품 화물이 평북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로 이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정부는 북한이 다음달 19일 대선을 앞두고 ‘미사일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이달 초 평양 산음동에 있는 무기공장에서 미사일 부품으로 보이는 화물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 조립동으로 옮겨졌다”며 “위성사진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 화물은 지난 4월 북한이 발사했던 장거리 탄도미사일 부품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 4월 동창리 기지에서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의 실패에 대비해 같은 형태로 제작해 둔 다른 1기를 이번에 옮겼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미사일을 만들 때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결함 등에 대비해 각종 부품을 보통 쌍(pair)으로 만든다”면서 “지난번 1기를 발사했기 때문에 나머지 1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월 발사에 실패한 이후 로켓 엔진 실험을 계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최근 평화적 우주 이용 권리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와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유엔총회에 참석한 북한 대표 발언을 인용, “국가 우주개발 계획에 따라 우주개발 기관을 확대 강화하고 정지위성을 포함해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각종 실용위성을 계속 쏘아 올릴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지, 한다면 언제 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겨울에는 미사일 시험발사가 쉽지 않다. 외교 소식통은 “(미사일 시험발사는) 바람과 기온이 매우 중요해 11월을 넘기면 사실상 올 겨울은 기술적으로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과거 미사일 시험발사 때마다 한 달 전 공식 예고하고 국제해사기구(IMO)에 일정을 통보했다. 이런 전례에 비춰 발사가 급박하게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아사히신문도 미국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로 보이는 움직임을 포착해 한·일 양국 정부에 통보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술적으로 북한은 이달 말이라도 미사일 발사가 가능해 한·미·일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