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5] 특사에 이인영-박선숙 투입… 文·安 4차담판 가능성도
입력 2012-11-23 18:51
‘절충안에 역(逆)제안, 또다시 역제안….’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단일화 타결이냐, 파국이냐의 중대기로에서 피 말리는 시간싸움을 벌였다. 22일 밤부터 23일 오후까지 서로 ‘마지막 카드’를 던지며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이날 중으로 여론조사 방식을 최종 합의해야 26일까지 후보 등록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기에 양측은 최대한 접점을 찾기 위해 골몰했다.
문 후보 측은 오전 협상팀 가동을 먼저 제안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문 후보 주재로 열린 긴급 대책회의 브리핑에서 “시민사회가 제안한 안(적합도 50%+가상 양자대결 50%)과 안 후보 측 안(지지도 50%+실제대결 50%)을 놓고 진지하게 협의할 필요성이 있다”며 “즉시 협상팀을 가동해 단일화 방안을 논의하자”고 했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전날 촉구한 안을 문 후보 측이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대신 조속한 단일화 타결을 위해 ‘특사’ 채널 가동을 거꾸로 제안했다. 정연순 대변인은 공평동 캠프 브리핑에서 “안 후보가 오전 문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 대리인 간 회동을 제안했고 문 후보가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에서는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이, 안 후보 측에서는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낮 12시를 전후해 시내 모처에서 만나 막판 조율에 나섰다. 양측 단일화 협상팀도 6차 협의에 대비해 시내 모처에서 대기했다.
문 후보 측에서 ‘적합도+지지도+양자대결’ 조사 형태의 2차 수정안을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 측의 ‘지지도+실제대결’ 안이 안 후보에게만 유리해 그대로 수용하기 힘든 만큼 당초 문 후보 측이 제안했던 ‘적합도+양자대결’ 안을 합쳐 적합도 지지도 양자대결 등 3개 여론조사를 돌린 뒤 2곳에서 이기는 후보를 단일후보로 선출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칵테일 안’이다.
전날 심야 긴급회의에 참석한 한 지도부 인사는 “양자대결은 문·안 후보가 5∼6%포인트 벌어져 있고 지지도 조사는 1% 포인트 내로 근접해 있는데 안 후보 측 안대로 하면 뻔히 지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문 후보 측의 2차 수정안에 대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때문에 대리인 채널도 난항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화 협상 데드라인이 시시각각 임박해오면서 문·안 후보 간 4차 회동 가능성도 높아졌다. 후보 등록 최종 시한은 26일 오후 6시다. 아무리 늦어도 25일 밤 또는 26일 오전까지는 단일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만약 여론조사가 더 늦어져 25∼26일 하게 되면 후보 등록까지 시간이 빠듯해진다. 여론조사 면접원 훈련에 조사 검증까지 마치려면 최소한 이틀 정도는 잡아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막판까지 양측은 신경전을 치열하게 펼쳤다. 특히 전날 안 후보 측 박선숙 본부장이 긴급 기자회견에서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민주당은 하루 종일 부글부글했다. 문 후보도 “안 후보 측 제안을 냉정하게 검토해 보라”고 선대위에 전하면서도 언짢아하는 기색이었다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박 본부장이 ‘마지막 제안’이라며 최후통첩을 던지듯 해 무조건 받아야 하는 식으로 말했다”며 불쾌해했다. 안 후보 측은 엉뚱한 트집이라는 반응이었다.
백민정 김아진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