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대중화 시대 명암] 레저산업硏 서천범 소장 “골프장 분류 세분화 등 체계 정비돼야”
입력 2012-11-23 18:18
“이미 10년 전부터 회원제 골프장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얘기하고 다녔어요. 아무도 귀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죠. 그때만 해도 회원권만 사면 값이 많이 오르던 시절이어서 이렇게 급락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54·사진) 소장은 최근 회원권 값이 폭락한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 탓만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10여년간 국내 골프장산업과 관련한 통계자료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면서 현장을 지켜본 서 소장은 “골프장만 지으면 회원권이 불티나게 팔리던 시절 호화 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 고가의 회원권을 남발했고, 지금은 골프장이 급격히 늘어난 탓에 회원권 값이 폭락했다”고 말했다. 즉 현재의 상황은 위기라기보다 과열된 국내 골프장산업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것.
서 소장은 이어 “회원에겐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혜택을 주는 대신 비회원에게는 터무니없는 입장료를 받는 회원제 골프장은 구조적으로 적자 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회원제 골프장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한 연쇄 부도가 불 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부도 난 골프장 문제와 관련, 서 소장은 “회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회원을 승계하기로 돼 있는 현행 법률이 부도 골프장의 인수합병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시급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LG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던 1999년 지금의 레저산업연구소를 개소한 그는 “최근 정부가 추진했던 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 폐지안이 국회에서 폐기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중골프장의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자금력 있는 회원제 골프장을 중심으로 대중골프장으로의 전환이 크게 늘고 골프 대중화가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소장은 이어 회원제와 대중골프장으로 이분화돼 있는 현행 골프장 분류 체계를 준회원제, 순수 대중골프장, 특수 골프장 등을 추가해 좀더 세분화하고 세금체계와 요금체계도 다시 정비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