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욱 칼럼] 강남 스타일 vs 예수 스타일

입력 2012-11-23 18:03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한 달 이상 세계를 무대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덕분에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필자는 그 사실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곳곳에서 만나는 미국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한국인인 것을 알면, “싸이와 강남 스타일을 아느냐?”고 묻는다. 어떤 미국인들은 “강남 스타일이 좋아서, 이번에 자동차를 한국산으로 바꿨습니다”라고 말한다. 어떤 미국인들은 “평소에 한국을 방문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싸이를 좋아하게 되어서 한국 여행을 결정했습니다”라고 말한다.

강남 스타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한국산 제품들이 더 많이 판매되고, 한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기뻐할 일이다. 하지만 강남 스타일이라는 노래를 분석해 보면 그 노래가 얼마나 세속적이고 비그리스도적인 가치관을 담고 있는지 알게 된다. 또한 얼마나 비성경적인 성적 이미지 (sexual image)를 풍기고 있는지를 발견하게 된다. 강남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뜨는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로마서에서 사도 바울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롬 8:28) 세상을 창조하시기도 전 영원 안에서 하나님은 당신의 많은 아들들을 가지기로 결정하셨으며, 이 아들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본받아 예수님이 형제들이 되도록 예정하셨다는 것이다. 히브리서 기자의 증거 역시 동일하다. “그러므로 만물이 그를 위하고 또한 그로 말미암은 이가 많은 아들들을 이끌어 영광에 들어가게 하시는 일에 그들의 구원의 창시자를 고난을 통하여 온전하게 하심이 합당하도다.”(히 2:10) 히브리서 기자는 “많은 아들들을 이끌어 영광에 들어가게 하시는 일”이 하나님의 영원한 경륜이요 계획이요 갈망이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로마서 8:28로 돌아가면 영원 전에 하나님께서 택하신 당신의 아들들은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본받도록 예정되었다. 수많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아들의 형상을 본받는 것이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이라는 말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목표가 아들의 형상을 본받는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아들의 형상을 본받는다는 말은 신학적 용어로 믿음이 성장한다는 말이며, 점진적으로 성화되어 간다는 말이다. 또한 아들의 형상을 본받는다는 말은 오늘날 말로 바로 예수 스타일의 사람이 되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 스타일의 사람이란 예수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마 11:28∼30, 빌 2:5∼8)을 본받는 사람이다. 예수님의 사랑과 자비가 풍성한 성품을 닮은 사람이다. 예수님의 신뢰할 만하고, 고매하고, 깊은 인격을 닮은 사람이다. 예수님의 거룩하고, 품위 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를 닮은 사람이다. 예수님의 지혜와 지성을 닮은 사람이며, 예수님의 정서와 감성을 닮은 사람이며, 예수님의 의지력과 인내력을 닮은 사람이며, 하나님 아버지를 온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하시면서 동시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시는 예수님의 영성을 닮은 사람이다. 그리고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행위를 닮은 사람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감상적인 기독교 신앙을 만연시키고, 미숙한 그리스도인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교회는 세상 풍조에 쉽게 요동되는 연약한 그리스도인보다는 세상에 감동을 주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을 길러 내야 할 책임이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한국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는 예수 스타일의 사람을 많이 배출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아닌가? 우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시도록 기대하고, 또 기도하자(빌 1:6).

강남 스타일이 세계를 누비고 있는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스타일이 세계에 편만하도록 말씀과 기도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과 성품과 인격과 태도와 행위를 닮은 예수 스타일의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져 가기를 기원한다.

(덴버신학교 조직신학 교수·큐리오스 인터내셔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