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크레이그의 잔잔한 성장기… ‘담요’

입력 2012-11-22 20:23


“땅위에서의 우리의 삶이 요만큼이라면, 천국에서의 삶은 (계속 옆으로 선을 그으며) 이만큼이야.”

주일 학교 선생님의 말을 듣는 순간 ‘왕따’ 크레이그는 천국, 그러니까 상상속의 세계로 도피하기 시작한다. 가난과 고지식한 부모가 있는 집, 괴롭히는 친구들이 있는 학교가 주는 회색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을 찾은 것이다.

그렇게 힘겨운 삶과 씨름하며 살아가는 크레이그에게 인생을 바꿔줄 중요한 순간이 나타난다. 성경캠프에서 여자 친구 레이나를 만난 것이다. 레이나는 그에게 뮤즈였다. 미국 만화작가 크레이그 톰슨은 만화 ‘담요’(미메시스)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주인공 크레이그가 레이나를 대하는 정직하고도 섬세한 감정을 미국 미시간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과 함께 따뜻하게 그려간다.

부모와의 갈등, 남동생과의 짓궂은 장난, 첫사랑의 기쁨 등을 버무리며 정체성 혼란을 겪은 청소년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만화. 2004년 미국 만화계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이그나츠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박여영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