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도발 2주년] 軍 작전 공세적 반격 전환… “이젠 10분 내 대응 포격”

입력 2012-11-22 21:43


연평도에는 2년 전 북한의 기습 포격 도발이 남긴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 발생한 화재로 민둥산이 된 곳은 아직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포탄이 떨어졌던 지점을 표시하는 빨간 깃발이 곳곳에 꽂혀 있고 직접 포격을 받은 해병대 연평부대의 이발소와 가옥은 그대로 보존돼 포격 당시의 처참했던 피해 상황을 보여주는 안보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연평부대의 전력과 훈련은 강화되고 대응작전 태세가 방어적인 반격에서 공세적인 반격으로 바뀌었다.

지난 19일 연평부대는 연평도 포격도발 2주년을 앞두고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낮에는 항공기를 이용한 적의 기습공격에 벌컨포로 대응하는 훈련을 했고 야간에도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짙은 어둠이 엄습한 오후 6시50분 화기중대에서 박격포를 이용해 발사된 조명탄 4발이 밤바다를 비추자 전투 배치된 M-48 전차와 K-4, K-6, K-3 기관총의 사격소리가 조용한 해안을 뒤흔들었다. 간간이 예광탄이 터지면서 적을 향해 날아가는 포탄 궤적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해안 사격 훈련이 끝나자 2년 전 연평도에 포탄을 퍼부었던 북한의 개머리 진지가 바라보이는 우리 초소에서 벌컨포 2대가 불을 뿜었다. 적기의 야간 기습침투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다.

이런 훈련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열린다. 연평부대 관계자는 “포격 도발 이후 북한의 기습공격 양상을 포격, 공중 도발, 해상 기습침투 등으로 세분화해 대응훈련을 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반복훈련으로 이제는 10분 안에 포격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다. 2년 전에는 연평부대의 유일한 K-9 자주포 부대인 7중대가 북한 공격을 받고 13분 만에 대응했지만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연평부대에는 당시 근무했던 이들 가운데 5명이 여전히 전선을 지키고 있다. 행정관이었다가 작전지원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는 정경식(39) 상사는 “또 도발하면 백배, 천배 이상 갚아주겠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우리 군의 대응 태세를 완전 바꿔놓았다. 군은 적 도발 시 ‘필요성’과 ‘비례성’ 원칙에 의거해 반격한다는 교전규칙에 매이지 않고 자위권을 기반으로 적의 도발 원점뿐 아니라 지원세력, 지휘본부까지 반격하는 적극적인 공세개념을 도입했다. 교전규칙은 적 도발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필요성) 판단하고, 적이 공격한 것과 같은 종류의 무기(비례성)로 반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연평도 포격도발 때처럼 다시 포사격을 가해온다면 군은 같은 종류의 무기인 K-9 자주포뿐 아니라 해군 함정에서 함포와 함대지 미사일을 발사하고 공중에서는 F-15K와 KF-16이 정밀유도미사일로 대응한다. 또 종전과 달리 한국군과 미군이 공동 대응하게 된다.

전력도 한층 보강됐다. K-9 자주포는 6문에서 18문으로 늘어났고, 130㎜ 로켓 36발을 20여초 만에 발사해 축구장 4개 규모의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다연장로켓포 ‘구룡’과 사거리 10㎞의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마’도 배치됐다.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군의 초기 대응에 어려움을 준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7)를 보완하기 위해 아서급 대포병레이더와 음향탐지장비 ‘할로’도 확보했다. 연평도=최현수 군사전문기자

국방부공동취재단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