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신용등급 ‘정크’로 추락… 피치, ‘BB-’로 3단계 낮춰

입력 2012-11-22 21:30

일본 전자업계의 추락이 끝이 없다. 일본 3대 전자업체로 꼽히던 파나소닉과 샤프의 몰락에 이어 한때 세계적 트렌드를 이끌던 소니의 신용등급도 정크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2일 소니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3단계 낮췄다고 발표했다. ‘BB-’는 투자 부적격을 뜻하는 투기등급이다. 파나소닉의 신용등급도 ‘BBB-’에서 ‘BB’로 2단계 강등됐다. 피치는 소니와 파나소닉의 신용등급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표적 TV제조업체인 이들이 삼성전자, LG전자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최근 30년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투자자들 역시 소니, 파나소닉의 경영 호전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전자업체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은 이들 업체가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할 때부터 예상돼 왔다. 파나소닉은 올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순손실이 7650억엔(약 10조4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당시 “(파나소닉은) 디지털 가전 분야에서 패배자가 됐다”고 인정했다.

샤프도 지난 1일 올 회계연도에 4500억엔(약 6조1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샤프는 회생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피치는 이미 이달 초 샤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기등급인 ‘B-’로 6단계 강등했다.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2일 파나소닉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두 단계 내렸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