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먹거리’ 잘 나간다… 긴 불황에 값 싸고 익숙한 ‘옛날 맛’ 향수 되살아나
입력 2012-11-22 19:17
추억의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불황 탓에 저렴하면서도 익숙한 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 것이다.
22일 롯데마트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요구르트 제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65㎖짜리 ‘옛날 요구르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26.1% 늘었다. 옛날 요구르트는 한국야쿠르트가 1971년 8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장수 제품으로 출시 초기에는 ‘유산균’을 나쁜 균으로 오해해 주부들이 “어떻게 균이 들어 있는 요구르트를 파느냐”며 항의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한국야쿠르트의 요구르트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보다 107.1% 늘어 제품군 중 가장 높았다. 개당 가격은 150원으로 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 제품(89.5원)보다 비싸지만 장수 제품에 향수를 느낀 소비자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80년대 도시락 반찬으로 각광받았던 ‘분홍 소시지’의 인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계란을 살짝 입혀 프라이팬에 익혀낸 분홍 소시지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이마트가 올해 10월까지 900∼2000원 미만의 옛날 소시지 9개 제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보다 14.3%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가 PB상품으로 내놓은 초이스엘 옛날 소시지(360g·1100원)는 다른 소시지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지난해보다 매출이 7배나 뛰었다.
최근 햄·소시지류에도 돼지고기 함량이 90% 이상인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돼지고기 함량이 26%에 불과한 이 제품은 ‘익숙한 맛’을 무기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오래전에 판매되던 제품의 포장을 재현하거나 상품명에 ‘옛날’이란 이름을 더한 추억 마케팅 상품도 계속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옛날 번데기’, ‘옛날 건빵’, ‘옛날 멸치’, ‘옛날 미숫가루’ 등 상품 패키지에 옛날이란 글자가 들어간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45% 늘어났다. 김치찌개나 라면을 끓여 먹기 좋은 노란색 양은냄비도 지난해보다 15% 매출이 뛰었다. 이마트 프로모션팀 김진호 팀장은 “경기불황으로 옛 추억을 자극할 수 있는 패키지나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