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계 빚 937조5000억… 사상 최대

입력 2012-11-22 19:13

지난 3분기에 가계부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부업체 등에서 빌린 돈이 급격하게 늘었다. 은행이나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저신용·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나 카드대출 등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937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동기 대비 5.6%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1.6%)을 크게 웃돌았다. 가계신용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한 것이다.

특히 기타금융기관 대출이 급증했다. 보험·카드·증권·대부업체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기관 대출은 2분기보다 무려 9조4000억원 증가한 23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대출은 459조3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은 189조2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타금융기관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로도 11.1%나 증가해 은행권 대출(2.2%)과 비은행권 대출(7.6%) 증가율을 압도했다.

가계대출이 은행, 서민금융기관에서 이탈해 고금리의 대부업체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대출자들이 부실 위험이 더 큰 대출기관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