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6] 누가 쉽나? 질문에… 朴 “중요한 건 이벤트 아닌 민생”
입력 2012-11-22 21:51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22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더 쉬운 상대인가’라는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별로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이벤트가 아니라 민생”이라고 말했다. 전날 단일화 토론을 시청한 박 후보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야권 후보들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후보는 이례적으로 문·안 두 후보를 직접 거명하며 “전에는 좋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했는데 그 정권이 끝나고 반대 주장을 하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며 “당시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분이라면 그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에 대해선 “현실 비판을 많이 하는데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국민들께 물어봐야 한다’고 한다. 국민이 안심하고 (나라를)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야권 단일화는 정치 쇄신이 아니라 정치 후퇴다. 대의보다는 누가 더 유리한가 하는 권력게임일 뿐으로 다시는 이런 이벤트가 나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호남 출신 총리 러닝메이트설을 두고는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23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비례대표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날은 민생 행보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측근이 전했다. 하지만 후보등록 기간인 25∼26일에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에 대해선 “많이 도와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불통(不通) 논란에 대해 박 후보는 “실체가 없는 얘기다. 소통 잘되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소통은 계층·지역별 문제를 경청하고 소화해서 그분들이 원하는 정책을 내놓고 실천하는 것”이라며 “쇼하고 이벤트를 벌인다고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지기반이 약한 젊은층을 의식한 듯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통을 하고 있다. 현장에 가서 젊은이 등 남녀노소를 만나면 굉장히 마음이 잘 맞는다”고 했다.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선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스스로 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요청하겠다. 지금도 저는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최필립 이사장의 퇴진을 압박했다. 박 후보는 방중 때 중국 국무위원이 “시간을 갖고 관광하고 가라”고 권했으나 “제가 그렇게 좋은 팔자가 되나요”라고 답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패널의 요청에 따라 유창한 중국어 솜씨를 선보이기도 했다.
토론회를 마친 박 후보는 서울 우면동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 행복교육네트워크 창립대회에 참석해 전날 발표한 자신의 교육공약을 홍보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