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6] 장외서도 ‘불꽃 튀는 기싸움’ 후보간에도 ‘여전한 평행선’

입력 2012-11-22 22:08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22일 제3차 양자회동이 성과 없이 끝나자 양측은 “단일화 협상이 깨질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며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 후보는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는 등 오후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회동 후 상명대에서 열린 사진전을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시간은 없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안 후보는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장고(長考)의 시간을 보냈다. 유민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두 후보가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오전 회동에 앞서 공동선대본부장들을 소집해 단일화 방식을 최종 조율하기도 했다.

양측 협상팀도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등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자체 회의를 통해 막판 타협안을 모색하는 등 물밑 움직임은 분주했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캠프 핵심 관계자들의 장외 공방전은 불꽃이 튀었다. 문 후보 측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주장하는 가상(양자)대결은 간접투표로밖에 볼 수 없다”며 “직접투표가 민주주의에 부합하며 원칙이 무너지면 지지자 통합도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이에 안 후보 측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구체적 설문 문항까지 공개하는 민주당의 모습이 안타깝다”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길 단일 후보를 뽑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안 후보 측 정연순 공동대변인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후보가 전날 “안 후보 측 협상팀에 재량권이 없다”고 비판한 데 대해 “협상팀이 당연히 재량을 갖는다. 우리 측이 원안만 고집했다는 문 후보 말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했다.

문 후보 측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안 후보가 단일 후보로 확정된다면) 민주당에 입당하는 길밖에 없다”며 “현행 선거법상 민주당이 무소속 후보를 도울 방법은 거의 없다”고 안 후보를 압박 했다.

반면 아직 파국을 예견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왔다. 안 캠프 핵심 관계자는 전날 밤 TV토론에 대해 “(중간에) 정말 단상 위로 뛰어 올라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토론에 앞서 참모진은 안 후보에게 참여정부의 정책 실패와 관련, 공격 포인트를 패키지로 제공했다. 국정 경험을 우위로 내민 문 후보를 한방에 꺾기 위해서였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는 실패였다”고 인정할 경우까지 대비해 “대선에 나온 후보가 등록도 하기 전에 실패를 인정하면 선거는 해보나마나”라는 공격 논리까지 준비해 줬다. 하지만 안 후보는 이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참모들이 들끓은 건 이 때문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결국 안 후보는 원칙에 매우 충실한 분이라는 게 결론”이라며 “본인과 이런 공격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아름다운 단일화’의 불씨가 아직은 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엄기영 우성규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