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시신 ‘페덱스’로 운송?… AP, 美해군 이메일 입수
입력 2012-11-22 18:48
11년 전 9·11테러의 주범이었던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의 장례식 과정이 일부 공개됐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빈라덴은 지난해 5월 1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에게 사살된 후 아라비아해에 있던 미 전함 칼 빈슨호로 옮겨져 수장됐다. AP통신은 정보공개법에 따라 국방부에 당시 상황 자료를 요청, 미 해군 고위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입수했다. 상당한 양의 정보가 지워진 채로 공개된 이메일 자료에 따르면 빈라덴의 시신은 깨끗이 씻긴 후 하얀 천에 싸여 자루에 담겨진 채 바닷속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장례식은 이슬람식으로 조용히 치러졌다. 아랍어로 된 이슬람식 기도문도 낭독됐다. 그러나 장례식 정보는 칼 빈슨호 관계자들 중에서도 극소수 지휘관들만 알고 있었다. 일반 선원들은 아무도 장례식을 볼 수 없었다.
5함대 부사령관인 찰스 고테가 새뮤얼 페레즈 사령관에게 보낸 메일은 좀 더 알쏭달쏭한 내용이다. 빈라덴을 어떻게 칼 빈슨호까지 옮겨왔는지에 관한 정보인 듯하나 은어인지 암호인지 알 수 없다. “우리에게 온 ‘패키지’에 대한 무슨 정보가 있습니까”라고 고테가 묻자 페레즈는 “페덱스(미국 화물특송회사)가 패키지를 보냈다”라고 대답했다.
AP통신은 ‘투명한 정보’를 표방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빈라덴이 연관된 정보는 극비에 부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 정부는 빈라덴의 장례식 실상을 알 수 있는 비디오나 사진 자료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