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코리아서 일본어 통역봉사 김용한 밀알학교 교감 “장애아 교육·외국인 통역의 공통점은 소통”
입력 2012-11-22 21:08
‘나눔은 행복’이란 말처럼 나눔의 가치는 개인은 물론 사회를 풍성하게 한다. 나눔에는 희생과 헌신이 따르기 때문에 ‘나누는 삶’ 자체가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발달장애학생 특수학교인 ‘밀알학교’ 김용한(54·사진) 교감은 외국어 통역 봉사를 통해 나눔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통역봉사단체인 bbb코리아(회장 유장희)에서 일어 통역을 하고 있는 김 교감은 22일 “봉사를 생활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타인과 세상을 향한 소통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bbb코리아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언어 불편을 줄이기 위해 만든 NGO다. 현재 4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24시간 18개 외국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에게는 주로 관광객들이나 경찰서 등에서 통역서비스 요청이 많이 온다. 얼마 전에는 일본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우리나라 관광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봐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경찰에서는 소지품 분실에 관한 통역 요청도 많지만 간혹 범죄사건 통역 부탁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감은 1991년 1년6개월간 일본문부과학성 초청으로 일본에 유학하면서 말이 통하지 않아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 귀국 후 특수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국제세미나 등에서 일어 통역을 해왔다. 그러던 중 bbb코리아의 자원봉사 모집을 접하고 일어 봉사자로 등록했다.
“한국말이 서툰 외국 관광객이나 국내 체류 외국인들에게 저의 봉사가 고립감을 해소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제게 더 큰 행복입니다.”
그가 소통에 남다른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밀알학교 설립이 쉽지 않았던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법정 다툼까지 갔지만 지역주민들과 진심어린 소통을 한 끝에 이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최근에는 설립을 반대했던 강남 주민들이 밀알학교 학생들의 생활지도 학습도우미 식사보조도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김 교감은 자신의 직업과 bbb코리아 봉사자로서의 역할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저는 자폐성장애와 지적장애 학생을 교육하며 이 아이들이 비록 의사소통 능력이나 인지 기능이 부족하지만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bbb코리아에서는 서로 다른 언어권,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의 소통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 삶에 있어서 ‘나눔’과 ‘소통’은 늘 함께 있다고 생각합니다.”
bbb코리아 원년 멤버로서 김 교감은 후배들에게 “봉사라는 것은 자발적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봉사자로 한번 등록했으면 그 마음 변치 않고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할 것”을 당부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