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행복 점수 61점에 불과 한국교회, 정신적 치유자로 나서야”… 열린토론마당 심포지엄

입력 2012-11-22 21:01


한국인의 행복감이 낮은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극단적 이기심과 무한경쟁 문화를 극복하는 정치 프레임과 함께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해결하는 경제정책이 요구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국민의 절반 이상이 힐링(정신적 치유)을 필요로 하는 상황 속에서 치유의 주체로서 한국교회의 역할도 강조됐다.

김선욱 숭실대 교수는 22일 한국기독교언론포럼 제2회 열린토론마당 심포지엄에 발제자로 나와 ‘국민의 행복과 힐링을 위한 우리 사회의 프레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두 마리 토끼(성장과 분배)를 잡는 경제정책과 더불어 국민 행복의 정치 프레임을 제시했다. 물질만능주의의 현상인 극단적 이기심과 무한경쟁의 문화를 극복하고 타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일구는 정치가 그것이다.

기독교언론포럼이 최근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국민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의 행복점수는 100점 만점에 61.4점에 불과하며, 전체의 58.6%가 ‘힐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행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물질만능주의(32.7%), 극단적 이기주의(19.8%), 사회양극화(16.4%), 무한욕망을 부추기는 사회(11.3%), 무한경쟁(8.6%) 등이 꼽혔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가 국민이 바라는 힐링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2.4%에 달했다. ‘기독교인 지도자들의 언행 때문에 교회 신뢰도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답변도 60.8%로 나타났다. 힐링을 수행해야 할 주체가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그러나 이원규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77.2%가 ‘종교의 가르침 및 종교생활이 내 생활에 영향을 끼친다’고 응답한 것과 60.4%가 ‘종교로부터 개인의 행복·정신적 건강과 관련해 도움을 받았다’고 한 것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종교(특히 개신교)가 한국인의 심리·사회적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종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개인과 사회를 치유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임을 다시금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치유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선행조건으로 교회의 영성·도덕성 회복을 강조했다. 또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구체적인 과제로 정치를 감시·비판하는 예언자적 사명, 사회갈등을 봉합·중재하는 화해자 역할, 경제적 도덕성과 공동체성의 확립 촉구 등을 제시했다.

논찬자로 나선 이성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상임총무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존재하는 교회가 사회의 도덕성과 공동체성을 회복시키는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 교수의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주장에 모든 교회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대에 국민이 바라는 행복’에 대해 발제한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는 “소득수준의 향상만으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는 초저성장 시대가 오고 있다”며 “화목한 가정, 좋은 인간관계와 같은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더 많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생활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