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8일째 교전… 텔아비브 도심서 하마스 소행 버스 폭탄 테러

입력 2012-11-22 02:02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협상이 불발로 끝난 21일 가자 사태는 악화일로를 치달았다.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져 왔던 이스라엘 경제 수도 텔아비브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가자지구 공습도 계속되는 등 ‘이·팔 전쟁’은 8일째 계속됐다.

◇텔아비브 버스 폭탄테러=텔아비브에서는 낮 12시쯤(현지시간) 국가방위사령본부 청사 부근을 지나던 시내버스가 폭발해 승객 최소 17명이 부상했다. 현지 언론은 이 중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오피르 겐델만 대변인은 “버스 폭발 원인은 폭탄”이라며 “명백한 테러 행위”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텔아비브 공격은 이스라엘의 대학살극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자신들의 공격이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버스 폭발 직후부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도 한층 사나워졌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AFP통신이 입주한 가자시티의 한 건물을 다시 폭격해 어린이 한 명이 숨졌다. 이날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최소 11명으로, 교전 시작 이후 사망자는 150명에 육박했다.

◇이란 “하마스 군사지원 자랑스럽다”=이란은 하마스에 군사 및 경제적 지원을 해왔다고 선언했다. 아야툴라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은 의회 웹사이트를 통해 “이란은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에 경제 및 군사적 지원을 해온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스라엘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이란이 하마스에 파즈르(Fajr)-5 로켓 부품 등을 공급해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군사 지원을 공식 천명한 것은 처음이다. 하마스를 지원한다며 이란을 강력 비난해온 이스라엘의 대응이 주목된다.

◇불투명한 휴전 협상=카이로에 도착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휴전 방안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버스 폭탄 테러는 휴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BBC방송 등이 전했다. 미국 백악관은 물론 러시아 정부도 테러 행위를 규탄했다. 클린턴 장관은 “테러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때 휴전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 진척된 것으로 보였던 전날(20일) 휴전 협상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거절로 성사되지 않았다. 협상이 연기된 데는 중재국 이집트에 대한 이스라엘 측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이슬람주의자인) 무르시 대통령이 하마스의 이익에 더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