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눈 모방… 빛반사 최소 ‘미세 렌즈’ 만들어
입력 2012-11-21 19:08
국내 연구진이 곤충의 눈을 모사(模寫)해 빛 반사를 최소화한 ‘미세 렌즈’를 개발했다.
카이스트 바이오및 뇌공학과 정기훈 교수팀은 남아메리카 등에 서식하는 몰포나비의 눈 표면에 형성된 독특한 구조를 모방해 저렴하면서도 빛 반사율을 1% 이하로 낮춘 미세렌즈 양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미세렌즈는 1∼10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렌즈다. 휴대전화나 디지털카메라, 태블릿PC, 스마트TV, 의료 내시경 등에 장착되는 이미지 센서에 쓰인다.
나비, 잠자리 등 곤충의 눈은 대부분 겹눈 2개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겹눈은 벌집 모양의 낱눈 1만∼3만개로 구성돼 있다. 낱눈에는 나노 크기(10억분의 1)의 수많은 돌기가 나 있어 빛의 투과를 돕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런 곤충 눈의 나노 돌기 구조가 빛이 가장 잘 투과되는 구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면서 “이를 모사한 나노 구조물을 제작해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카메라 미세렌즈 곡면에 코팅한 결과 빛 반사율이 기존 10%에서 1% 이하로 현격히 줄어드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빛 반사를 줄이고 투과가 잘 되는 렌즈를 사용하면 어두운 곳에서도 밝은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