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FC서울 ‘정상 포효’ 공격수 데얀- 감독 최용수 합작품

입력 2012-11-22 02:04

프로축구 FC서울은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3~4위 전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21일 K리그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서울 우승의 원동력은 ‘득점기계’ 데얀 데야노비치(31)의 골 결정력과 사령탑 ‘독수리’ 최용수(39) 감독의 용병술이 이뤄낸 결과다.

프로축구에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세운 데얀은 최고의 ‘한국형 외국인 선수’가 됐다. 데얀은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이듬해 서울로 둥지를 옮겼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6시즌을 국내 리그에서 뛰며 국내 선수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한국 축구에 익숙하다.

결국 데얀은 김도훈 성남 일화 코치가 선수 시절이던 2003년 성남 소속으로 세운 종전 기록 28골을 갈아치운 데 이어 30골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까지 정복했다. K리그에서 통산 121골을 넣은 데얀은 이미 외국인 선수 역대 최다골(104골) 기록을 올 시즌 전반기에 이미 경신한 바 있다. K리그 통산 최다골에서도 이동국(전북·141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몬테네그로 출신인 데얀은 키 1m87에 몸무게 81㎏으로 다부진 체격을 지닌 최전방 공격수다. 데얀은 스피드가 뛰어나진 않지만 문전 집중력이 두드러진 장점으로 평가된다. 또 최고의 한국형 용병답게 동료와의 어울림도 좋다. 2010년에는 국내 공격수 정조국과 찰떡궁합을 이뤘고, 지난 시즌부터는 외국인 공격수 몰리나(콜롬비아)와 황금콤비를 이뤘다.

최 감독은 정식 감독이 된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감독 대행부터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포용한 끝에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 팀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사람이 됐다.

최 감독은 “올 시즌 키워드는 평등이었다. 경기 못나가는 선수들을 배려하고 언제나 같이 참여하는 것에 공을 들였다”며 “정식 감독이 된 올해, 내가 먼저 변하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똑같이 선수들을 대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반면 분명한 원칙과 규율로 선수단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가지고 있다. 실제 시즌에 앞서 데얀이 중국 진출에 실패해 흔들렸을 때 최 감독은 직접 ‘태업’을 거론하며 질타했다.

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개성이 강한 선수들인데도 자기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팀 우승이 먼저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우리 선수들은 우승할 자격을 갖췄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