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가 7인의 북녘 예배당… 3000교회 재건운동 출발점 되길”
입력 2012-11-21 21:02
국민일보 주최 ‘아, 북녘 땅! 잊혀진 교회들’ 개막
국민일보가 주최하고 우리민족교류협회, 국제사랑재단이 주관하는 북한교회 그림 전시회 ‘아, 북녘 땅! 잊혀진 교회들’이 21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시작됐다. 내년 12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전시회에선 북한 유명 작가 7명이 그린 평양 장대현교회, 함남 북청 성결교회, 황해도 사리원교회 등 130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북한 선교의 사명과 중요성을 일깨울 예정이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개막식 격려사를 통해 “북한 상황은 교회가 세워진다고 생각할 수조차 없는, 마치 마른 뼈가 가득한 에스겔 골짜기와 같다”면서 “서독 교회의 지속적인 기도와 지원이 독일 통일의 출발점이 됐듯 한국교회의 기도와 염원이 성령을 통해 역사하면 북쪽에 무너진 신앙이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성령의 바람이 불면 절망을 소망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큰 기대를 갖고 북한교회 재건운동에 정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개막예배 설교에서 “북한은 봉수교회와 칠골교회만 남고 3000여개 교회가 모두 사라져 그 어디에서도 십자가를 발견할 수 없다”면서 “하루빨리 북녘땅에 복음을 증거하고 무너진 교회를 세울 수 있도록 성령의 능력을 간구하자”고 독려했다. 광복 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시무한 적이 있는 102세의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는 “북녘땅 복음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간절한 기도가 반세기 넘게 쌓이고 쌓여 결실을 바라보는 시점에 있다”면서 “전시회가 우리의 뇌리에 잊혀져가는 북녘교회를 회상케 하고 교회 재건을 위한 범국민 기도운동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국민일보가 내년 창간 25주년을 앞두고 전국 순회 전시회를 주최하게 된 것은 복음통일을 위한 북한교회 재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1866년 평양에 토머스 선교사의 순교의 피가 뿌려지고, 서북지역을 통해 최초의 한글 성경이 보급됐기 때문에 한국 기독교 역사는 사실상 북한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기 국민일보 사장은 “분단 상황으로 남과 북이 심각한 이질화 현상을 겪고 있는데 오직 종교만이 정치이념의 경직성을 이완시키고 허구를 벗기는 양심의 소리가 될 수 있다”면서 “남북한이 민족공동체로 하나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앙의 힘이 절실한데, 그 첫 단추가 북한교회 재건 준비작업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에는 광복 당시만 해도 32만명의 기독교인과 3040개 교회가 존재했다. 평북 선천은 주일에 장이 서지 않을 정도로 기독교가 왕성했으며, 황해도 재령은 기독교인이 사회 모든 분야를 장악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평양은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릴 만큼 복음화율이 높았다.
북한교회 재건운동은 이처럼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녔지만 내외부 상황으로 인해 우선순위에서 밀려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1995년 6월 북한교회재건위원회를 조직했지만 북핵 문제와 대규모 아사자 발생, 탈북자 증가 등의 정세변화 속에 주목받지 못하다 교회별 지원으로 전환됐다.
송기학 우리민족교류협회 이사장은 “북한의 교회 건물은 평양 같은 대도시에서만 없어졌지 80% 이상은 창고나 축사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북녘 하늘에도 십자가 불빛이 밝혀지는 날이 오리라는 신념 아래 2000년부터 북한 작가들을 통해 그림을 제작해 왔다”고 설명했다.
전시작은 이창국 안현일 홍철명 등 북한에서 인정받는 조선화단 전문창작가 7명이 제작한 동양화들이다. 평양 장대현교회 원산중앙교회 소래교회 등 한국교회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던 교회의 4계절을 110×80㎝ 화폭에 담았다. 다음 전시회는 오는 30일 부산에서 열린다(02-3676-2007).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