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도 WCC 부산총회에?… 접촉시도에 교계 비상

입력 2012-11-21 18:23

대표적 이단 세력인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집단이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교계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WCC 10차총회 한국준비위원회 등에 따르면 신천지 유관단체이자 자원봉사 단체로 알려진 ‘사단법인 만남’ 측은 지난 8일 각각 울라프 픽세 트베이트 WCC 총무와 WCC 내 포럼 조직인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에큐메니컬 포럼(PIEF)’을 수신인으로 한 이메일을 보냈다.

서신에는 신천지 교주이자 만남 단체의 명예회장인 이만희와 트베이트 총무 및 WCC 관계자 간 회동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까지 예정돼 있는 이만희의 ‘3차 월드투어’에서 양측이 만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신천지 측은 교주 이만희를 평화 지도자로 묘사하는 한편 ‘우리(이만희와 WCC 관계자)의 만남은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WCC 총회를 위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며 사실상 WCC 부산총회 참여 의사를 보였다.

이에 대해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CC 본부 측은 “만날 이유가 없다”며 신천지 측의 요청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WCC 10차 총회 한국준비위 천영철 홍보실장은 “신천지를 포함해 이단 및 사이비 단체들이 WCC 총회를 앞두고 여러 경로를 통해 접근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제네바 WCC 본부 내 한국인 스태프들과 한국 내 총회준비위 등에서 다각도로 체크하고 있기 때문에 이단 등의 접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계 이단·사이비 연구 단체에 따르면 신천지는 WCC뿐만 아니라 최근 북미와 유럽 등 해외 개신교 단체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입지가 좁아지면서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

이단·사이비 단체 전문가인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사이비 단체들이 다양한 봉사단체 등으로 가장해 해외로 손을 뻗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WCC 부산총회를 1년 앞둔 상황에서 이들 집단의 공격적인 접근 시도를 차단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등 교계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