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 아름다움, 폭넓은 붓질로 담다… 세계미술연맹 회화·조각 4인 초대전 갖는 수채화가 정우범

입력 2012-11-21 18:19


추상적 표현기법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수채화가 정우범(66·사진) 작가의 전시가 23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세계미술연맹이 주관하는 ‘회화·조각 4인 초대전’으로 서양화가 김일해, 조각가 김승환 정춘표 등 동료들과 함께 작품을 선보인다. 정우범 작가는 ‘장날’ ‘눈 덮인 고성’ ‘설국’ ‘붉은 산’ ‘환타지아’ 등 20여점을 내건다.

미국 뉴욕아트엑스포 초대전(1995년), 프랑스 파리 갤러리실브 개인전(1997년) 등 숱한 국내외 전시를 통해 한국현대미술을 알린 작가는 새로운 수채화 작업으로 호평 받았다. 수채화가 투명하고 가볍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종이와 붓을 폭넓고 다양하게 사용해 자신만의 수채화 세계를 개척했다. 독특한 화법(畵法)으로 ‘감동과 느낌을 선사하는 수채화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전체적인 시각에서 볼 때 그의 작품은 구상이지만 작업 과정은 추상에 가깝다. 작가는 소재와 대상에 커다란 의미를 두지 않고 정물과 자연, 인간과 삶의 자취 등 추상적인 의미에 관심을 쏟는다. 그러고는 색채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화면에 옮기려 한다. 그의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가슴 가득히 빛과 대기, 순수함과 평온함, 풍요로움과 환상 등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작가는 “수채화가 산뜻하고 화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유화에 비해 색깔이 풍부하지 못하고 중량감이 덜한데다 평면적이다. 감각적 구도와 색채의 대비, 물감을 깊숙이 스며들게 하는 방법으로 입체 수채화를 구사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햇빛에 반짝이는 물방울, 무지갯빛 광채가 가득한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이 밀려드는 것 같다(02-580-130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