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 ‘빅5’ 대교리브로 문닫는다… 출판계 불황 온라인 확산

입력 2012-11-21 18:16

한때 온라인 서점 5위를 달리던 대교리브로(www.libro.co.kr)가 업계 경쟁에 밀려 문을 닫는다. 온라인 서점 ‘빅5’ 중 한 곳이 문을 닫기는 처음이다. 출판계 불황이 깊어진 데 따른 서점 붕괴 현상이 동네 서점에 이어 온라인 서점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1일 출판계에 따르면 교육 기업 대교는 다음 달 31일 대교리브로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사업을 철수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20일 출판사에 보냈다. 이에 따라 대교리브로 신규 회원 가입은 21일부터 중단되고 도서 주문은 다음 달 21일 마감된다. 현재 외원은 300만명이다.

대교는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적자가 계속돼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매각설이 불거져 인터파크INT가 인수 여부를 검토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리브로는 2001년 도서 유통 사업을 시작해 2010년 9월 온라인 사업 부문을 대교에 매각하면서 대교리브로로 운영됐다. 매각 직전인 2009년엔 연매출 315억원으로 온라인 서점 5위를 기록했다.

1997년 등장한 온라인 서점은 할인 마케팅을 내세워 오프라인 서점을 빠르게 잠식하며 호황을 누렸다. 한국출판연감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 서점 시장 점유율은 2002년 9.7%에서 2010년에는 39%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올 상반기 들어 상황은 반전됐다. 4대 온라인 서점(예스24·교보문고·인터파크·알라딘)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가량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온라인 서점 등장 이래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오픈마켓의 공세에 맞서 온라인 서점들이 출혈경쟁을 벌여왔다”며 “그러면서 출판사에 부담을 전가하고, 출판사는 좀 팔린다 싶은 책만 만드는 등 출판의 다양성이 저해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온라인 서점들이 과당경쟁을 지양해야 하고 무엇보다 완전한 ‘도서정가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출판계 요구를 수용해 신간도서 할인율을 10%로 제한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나 규제개혁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